“애들이 무슨 마법에 걸린 줄 알았어”라며 웃음을 터트린 KIA 타이거즈 박흥식 1군 타격코치. 지켜보던 코치도 감탄하게 만든 타이거즈의 2017시즌 화력이었다.

KIA는 정회열 퓨처스 감독을 중심으로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우승 현장에 있었던 박흥식 1군 타격 코치가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왔다. 캠프를 자처한 ‘안방마님’ 김민식의 타격 훈련을 돕고, 내년 시즌 그리고 더 먼 타이거즈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서다.

우승의 여운을 뒤로하고 캠프로 온 박 코치는 “애들 마법에 걸렸나. 정말 잘 친다고 생각했다”며 올 시즌을 돌아봤다. 타격의 상승세는 예상했지만 기대를 훨씬 뛰어넘은 화력이었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박 코치는 “이명기, 김민식 없이 시작했을 때도 올 시즌은 짜임새가 있는 타선이라고 생각했다. 최형우가 오는 것만으로도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빠른 외국인 선수도 찾았다. 그런데 이명기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고, 선수들이 자신감 있게 잘했다. 옆에서 보는 코치들도 느끼지만 선수들도 스스로 우리 멤버가 좋아졌다는 자신감도 생기고,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생겼다. 겁이 없어진 것이다. 그게 올 시즌 공격의 힘이었다”고 분석했다.

놀라운 한 시즌을 보내며 우승의 기쁨을 누렸지만 그만큼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도 커졌다. 그러나 박 코치는 “걱정 안 하다”며 웃는다. 그 이유는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 있다.

박 코치는 “우승을 하고 난 뒤 책임감도 생기고 우리가 이걸 이어 가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한 해만 반짝하는 팀이 되면 안 된다. 지금 캠프에 와 있는 선수들이 우리 미래를 이어줄 재산이다”며 “기량들이 뛰어나다. 예전 타이거즈의 근성과 절실함도 알고 야구에 대한 열정들이 커졌다. 타격 기술과 능력을 가진 재능있는 선수들이 보인다”고 말했다.

또 “현재는 우리 (우승) 멤버가 그대로 간다면 어느 정도 유지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야수들 나이가 있으니까 대처할 수 있는 선수가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 있는 선수들 덕분에 걱정 안 한다. 3∼4년 안에 타선의 주축 선수로 활약할 이들이 있다. 세대교체를 위해 일찍 군대를 보낸 선수들도 있고, 상위팀에 갈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다”고 덧붙였다.

캠프를 자처한 김민식의 발전 속도도 미래의 부담을 덜어주는 힘이다.

박 코치는 “전체적인 타격 자세와 스윙 매커니즘 등 타격에서 올라갈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근력을 키우고, 하체와 손목 쓰는 법에 집중하고 있는데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다. 방법만 알면 급성장할 수 있는 선수다”며 “하체 힘이 없으니 몸이 따라 나가고 타구에 힘이 없었는데 많이 좋아졌다”고 김민식에 대해 언급했다.

/김여울기자 w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