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과 목포 어민들의 낙지 어장 확보 전쟁이 치열하다.

목포와 영암 어민 300여 명은 지난 20일 전남도의회 앞에서 집회를 열어 “안좌면 낙지어장에서 예전처럼 조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신안 어민 800여명도 같은 시각 전남도청 앞에서 “신안 어민들이 정상적으로 조업할 수 있도록 관리수면을 확대하라”는 집회를 열었다.

목포와 신안 어민들의 낙지 전쟁은 해양수산부의 수자원조성사업을 통해 신안군이 낙지 목장을 만들겠다며 공모하면서 불거졌다.

신안군은 지난해 12월 수자원조성사업 대상 사업자로 선정, 전남도에서 안좌면 일대 2631ha를 관리수면으로 확대, 지정받은 뒤 낙지 목장을 조성하면서 남획을 막기 위해 신안군 어민들만 낙지를 잡을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신안군 안좌면 일대 4개(안창·반월·구대·우목) 어촌계 어민들만 1226ha에서 허가를 받아 낙지 잡이를 해오고 있었다는 게 신안군 설명이다.

목포 어민들은 발끈했다. 안좌면 일대에서 수십 년간 낙지를 잡아온 만큼 별다른 협의도 없이 신안군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은 해당 지역에서 생업을 해온 어민들을 무시한 행태라는 것이다.

김동국 목포낙지연승자율관리어업공동체 위원장은 “오래전부터 낙지를 잡아온 목포 어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관리수면으로 지정한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낙지 어획량 감소 책임을 다른 곳으로 떠넘긴다는 지적도 나왔다.

목포 어민들 사이에서는 “금어기도 잘 지켜왔다. 신안의 무허가 소형 선박이 낙지를 고갈하게 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신안 어민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허가도 없이 낙지 잡이를 해왔으면서 관행 어업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얘기다. 김동국 신안군 어업인연합회장은 “무분별한 남획으로 낙지가 고갈될 위기에 놓여있는 만큼 관리수면을 확대하는 게 시급하다”며 정당한 행위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목포 어민들의 어구를 사용한 낙지 잡이를 꼬집는 주장도 나온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어장관리법에 는 낙지는 손으로 잡아야 하는데 목포 어민들은 어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라는 말도 터져나온다.

전남도는 신안군에 수산자원 관리수면을 지정해준 건 맞지만 목포 어민들 주장도 야멸차게 흘려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라 고민중이다. 양측은 피해보상과 대책마련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계획하고 있어 낙지 갈등이 어떻게 풀릴 지 주목된다.

/신안=이상선기자 sslee@

/목포=고규석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