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유력한 5·18 행방불명자 암매장 장소로 지목됐던 옛 광주교도소 북쪽 담장 인근 부지 1구간 발굴 조사가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사실상 마무리됐다.

20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교도소 북쪽 담장 1구간을 정밀 조사했지만 배관이 발견되는 등 과거 굴착 사실만 확인됐다.

5·18재단은 3공수여단 김모 소령이 지난 1995년 검찰 진술조서에서 제출한 ‘암매장 약도’를 바탕으로 교도소 북쪽 담장 밖 순찰로 117m 구간을 40m씩 3개 구간으로 나눠 조사했다.

애초 1구간은 길이 40m·폭 3m 규모로 조사를 진행했지만 지하 20∼100㎝ 지점에서 공사 이력을 모르는 배관 8개가 발견돼 폭을 담장 쪽으로 2.5m 더 넓혀 조사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16일 추가 조사지점 지하 50∼60㎝ 지점에서도 배관이 또 발견되며 과거에 땅을 팠던 흔적이 드러났다.

1구간 발굴에서 성과가 없자 계엄군이 5·18 이후 다시 광주에 내려와 매장했던 시신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주남마을에 주둔했던 11공수여단 소속 김효겸 하사는 지난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에 “5·18 이후 62대대장 인솔 하에 일부 병사들이 보병 복장을 하고 광주로 가서 가매장지 발굴 작업을 전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또 7공수여단 소속 군의관도 증언집에서 “참모회의에서는 뒤에 얻어맞을 부분이 암매장한 장소니까 지금 신고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다.

재단은 1구간 결과와 상관없이 나머지 각각 길이 40m와 37m인 2∼3구간은 계획대로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2∼3구간은 배관 깊이까지는 굴삭기 등 중장비를 동원하고 시신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깊이 1.5m까지는 호미, 삽 등을 이용한 문화재 발굴 방식으로 조사한다.

또한 3공수여단 11대대 소속 신순용 전 소령과 3공수 본부대대 유모 병장들의 제보와 최근 발견된 검찰 기록에 나온 공동묘지 내용을 종합해 조사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15일부터 이틀간 교도소 부지와 너릿재 도로 등에 투입된 땅속탐사레이더 결과도 반영할 예정이다.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