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진행된 원내대표 회동에서 여야는 쟁점 현안을 두고 곳곳에서 충돌했다. 주요 충돌 지점은 이른바 제2의 세월호 특조위 구성을 담은 사회적 참사특별법과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이었다.

우원식(더불어민주당)·정우택(자유한국당)·김동철(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정례 회동을 가졌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모두발언부터 첨예하게 대립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사회의 재난안전에 함께 힘을 모으자는 것이라 (사회적참사특별법이) 잘 처리될 수 있도록 각 당에서 힘을 모으자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사회적참사 특별법은 지난해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돼 24일 본회의에 자동 상정될 예정이나 한국당은 그간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이날 회동에서도 한국당은 법안 통과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다시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것은 정치적 의도의 의혹을 가질 수 있고 다시 한 번 정치적,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저희 당으로선 반대의견을 제시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사회적참사 특별법 제정에는 민주당과 뜻을 같이 했으나, 법안을 추진하는 민주당의 태도에는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은 당연히 세월호 2기 진상조사위가 출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회적 참사법을 대하는 민주당의 태도는 대단히 유감스럽다. 자신들의 안은 전부 옳고 야당이 하는 것은 무조건 그르다는 이분법으로 가져간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 심사도 여야의 충돌 지점이었다. 우 원내대표는 “예산소위가 난항에 난항을 겪고 있다”며 “우리나라 경제가 모처럼 회복될 기회를 맞아 현장 서비스 공무원의 충원, 아동수당, 일자리 안정자금 등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한 예산안으로 민생 살리기에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거듭 야당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예산문제를 선진화법에 따라 ‘오기’로 논의하고 상정한 뒤 통과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며 “예산안도 ‘오기 정치’의 일환으로 정부안을 그대로 밀어붙인다고 생각한다든지 한다면 우리로선 적극적인 예산투쟁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부가 문제가 될만한 예산을 어마어마하게 편성해 우리나라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일지 의문이 든다”며 정부 예산안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와 관련, 정 의장은 “예산안을 심사하고 제때 처리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여야가 합심해 법정시한(12월2일)을 지켜 예산 통과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형호기자 kh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