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부터 불어 닥친 롱패딩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한정품으로 출시된 ‘평창 롱패딩’을 비롯한 일부 인기제품들은 ‘없어서 못살 정도’로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롱패딩이 ‘노스페이스 패딩’의 뒤를 이은 새로운 ‘등골브레이커’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20일 (주)광주신세계에 따르면 최근 광주신세계의 롱패딩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배가량 늘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 역시 지난 10월 롱패딩의 사전판매 매출이 전년도에 비해 20% 신장을 기록한 것에 이어 본 판매 매출도 2∼3배 상당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평창 롱패딩’으로 불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공식 라이선스 상품 ‘구스롱다운점퍼’는 품절기록까지 세웠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웃돈을 얹어 거래되기도 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출시 초반 광주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지만, 최근 인기 연예인들이 착용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찾는 사람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14만9000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성능이 좋다는 점도 인기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평창 롱패딩은 생산된 3만장 중 2만3000장이 모두 팔려 7000장이 남은 상태다. 오는 22일 이후 재입고될 예정이다.

현재 롱패딩의 인기를 주도하고 있는 연령층은 10∼20대로, 이들은 전체 구매 고객의 70∼80%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로 구입하는 제품의 가격대는 30∼40만원 선이었다.

워낙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이 번지자 일부 브랜드의 제품의 경우 매장을 방문해도 구입할 수 없는 상황마저 벌어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주문이 밀려 있는 탓에 주문 후에도 3∼4주 정도는 기다려야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는 게 업계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롱패딩이 중·고등학생들의 필수품이자 ‘제2의 교복’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또다시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십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점퍼가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자녀의 요구를 무시할 수는 없어서다.

지난 주말 중학생 아들에게 롱패딩을 사줬다는 학부모 김모(45)씨는 “친구들이 모두 입고 있으니 가격이 부담스러워도 사줄 수밖에 없었다”며 “다른 엄마들 사이에서도 고충들을 털어놓곤 한다”고 말했다.

/박기웅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