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론’을 둘러싼 국민의당 노선투쟁이 오는 21일 ‘끝장토론’을 기점으로 중대 고비를 맞을 예정이어서 호남 민심은 물론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일단 안철수 대표가 최근 ‘빅 텐트론’을 내세워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에 드라이브를 다시 걸자 호남 의원들이 ‘평화개혁연대’를 구성, 강하게 맞서는 형국이다.

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의원총회에서의 심층 토론을 통해 접점을 모색하고 공감대를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호남 의원들은 안 대표의 행보가 사실상 시간끌기라면서 연명을 통해 바른정당과의 선거연대 및 통합 불가에 못을 박는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양측이 간극을 좁히지 못할 경우 정기국회가 마무리되는 연말을 기점으로 분열의 갈림길에 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를 반영하듯, 양측은 19일에도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통합론에 반대하고 있는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골목슈퍼 둘 합한다고 롯데마트가 되나, 이마트가 되나”라고 통합론을 비판했다.

광주시당위원장인 최경환 의원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호남 민심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당의 외연을 확장하면 호남은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며 호남을 바지저고리로 취급하는 것”이라며 “MB(이명박 전 대통령) 의혹규명, 5·18 진상규명과 같은 국민적 열망에 충실한 개혁연대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8·27 전당대회’에서 안 대표와 당권 경쟁을 벌였던 천정배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도 안 대표의 통합 구상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세를 모아가고 있다.

반면, 안 대표 측에서는 호남 중진들이 외연 확대 등 당의 미래보다는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 민주당과의 연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호남 민심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이 흐름이 강하다. 19일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7∼18일 광주광역시 거주 만 19세이상 성인 남녀 8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도 95%, 표본오차 ±3.42%포인트)에 따르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정책·선거연대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48.9%로 ‘찬성 의견’ 37.4% 보다 많았다. 전남도 같은 기간 8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신뢰도 95%, 표본오차 ±3.4%)에서 ‘연대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43%로 ‘찬성’ 39.4%보다 많았다.

이런 가운데 호남 현역 의원들 가운데 안 대표의 연대 및 통합론을 찬성하는 의원은 많아야 2∼3명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반적인 추산이다. 이처럼 안 대표 측과 호남 의원들의 신뢰 구조가 무너지면서 일부에서는 ‘끝장토론’ 결과에 따라 자칫 분당 위기로까지 상황이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내부의 간극이 크다는 점에서 이날 의원총회가 별다른 결론 없이 서로 이견만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바른정당과의 선거 연대 및 통합과 관련, 전당원 투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결과에 따라 안 대표 등 지도부 사퇴나 호남 중진들의 정치적 상처 등이 불가피, 얻는것 보다 잃는 것이 많아 정치적 합의를 통한 당의 역량 결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임동욱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