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환경·주차난 등 사회적 비용 ‘눈덩이’ 교통 시스템 혁신 시급
2017년 11월 20일(월) 00:00 가가
긴급점검 광주 도시철도 2호선 <1> 승용차 중심 도시 광주
내년 상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는 도시철도 2호선에 대한 찬반 논란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2002년 기본계획이 승인·고시된 후 15년간 노선 불만, 건설방식 민원 제기, 예산 부담 등을 이유로 추진, 재검토, 재추진 등이 반복됐다. 이제는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도시철도 2호선을 광주 도시교통의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광주일보는 광주의 현안으로 부상한 도시철도 2호선 문제를 긴급 점검한다.
광주가 최근 10년간 도시철도 2호선이라는 ‘블랙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버스, 도시철도 등 공공(대중)교통이 아닌 승용차 중심 도시로 전락하고 있다. 시내버스 준공영제 실시에 따른 보조금, 도시철도 1호선 운영적자 등의 투입 예산 부담으로 공공교통에 대한 신규 투자가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공공교통의 부실은 이용자 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운영적자가 쌓이는 악순환을 초래하면서 승용차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꾸준히 투입함에도 불구하고 공공교통 서비스의 질과 범위가 시민의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은 물론 승용차의 주행·주차에 대한 규제 역시 극히 미약해 승용차 이용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승용차 이용 증가는 매연, 미세먼지 등 도시 대기오염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도로 신규 개설 및 정비 등의 예산 투입, 교통 지정체로 인한 사회적 비용 발생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19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인구는 정체기에 들어갔으나 자동차 등록대수는 무려 11만4000여대가 증가했으며, 증가분의 대부분이 승용차였다. 2010년 51만8477대였던 자동차 등록대수는 2015년 61만1280대로 60만대를 돌파한 후 지난해 63만3375대로 11만4898대(22.16%)가 늘었다. 2014년부터는 매년 2만대 이상이 증가, 매년 증가세가 더해지고 있다. 2010년 40만4556대였던 승용차는 2016년 51만8440대로 11만3884대가 더해졌다. 자동차 증가분의 99.1%를 승용차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승용차의 급증과 공공교통에 대한 추가 투자 중단은 교통수단의 수송분담율에도 잘 나타난다.
2010년 38.0%였던 시내버스의 수송분담율은 2016년 34.7%로 3.3%p 감소한 반면 승용차의 수송분담율은 31.7%에서 40.7%로 9%p 높아졌다. 도시철도 1호선은 2.5%에서 고작 3.5%로 7년간 1.0%p의 변화를 보였을 뿐이다. 공공교통의 중심축이 되는 도시철도 1호선이 광주의 동서를 가로지르지만, 인구밀집지역, 유동인구 다수지역, 중·고·대학교 등에 미치지 못하면서 근본적인 한계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여전히 도시철도 1호선과 버스가 같은 구간에 중복 투입되는 등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한 측면도 있다.
승용차의 수와 이용의 증가는 도로의 신규 개설, 정비, 확장, 관련 시설 확충 등을 위한 예산 투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가 지난 2015년 708억3000여만원, 2016년 702억5000여만원, 2017년 668억2000여만원 등 3년간 도로 개설 등에만 투입한 예산은 2079억여원에 달하고 있다. 열악한 재정여건 속에 시내버스, 철도에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도로 개설 등에도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을 위해 써야할 혈세가 도로와 교통에 지나치게 배정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개인 교통수단인 승용차의 주행·주차에 대한 규제는 거의 없어 이용빈도가 높아지고, 이로 인한 매연,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도 과거 수준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자료에 따르면 광주시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횟수는 지난해 모두 8차례였으나, 올해는 이미 상반기에만 8차례 발령됐다. 지난 4월 19일부터 한 달 동안은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나빠졌고, 5월 6일부터 8일 사이에는 ‘매우 나쁨’ 정도를 넘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특히 5월 6일 미세먼지 수치는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국내 미세먼지 환경기준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광주지역 미세먼지 1일 환경 기준 초과 사례가 지난 6월말까지 33차례였다. 이는 지난해보다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지역대학 한 교수는 “선진국의 대도시가 모두 도시철도와 버스를 중심으로 교통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며 “승용차 중심으로 할 경우 도로 공급 비용 증가 및 지정체, 환경 악화, 사회적 비용 상승 등이 발생해 이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진적인 광주 도시 교통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윤현석기자chadol@kwangju.co.kr
막대한 예산을 꾸준히 투입함에도 불구하고 공공교통 서비스의 질과 범위가 시민의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은 물론 승용차의 주행·주차에 대한 규제 역시 극히 미약해 승용차 이용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승용차 이용 증가는 매연, 미세먼지 등 도시 대기오염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도로 신규 개설 및 정비 등의 예산 투입, 교통 지정체로 인한 사회적 비용 발생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승용차의 수와 이용의 증가는 도로의 신규 개설, 정비, 확장, 관련 시설 확충 등을 위한 예산 투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가 지난 2015년 708억3000여만원, 2016년 702억5000여만원, 2017년 668억2000여만원 등 3년간 도로 개설 등에만 투입한 예산은 2079억여원에 달하고 있다. 열악한 재정여건 속에 시내버스, 철도에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도로 개설 등에도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을 위해 써야할 혈세가 도로와 교통에 지나치게 배정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개인 교통수단인 승용차의 주행·주차에 대한 규제는 거의 없어 이용빈도가 높아지고, 이로 인한 매연,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도 과거 수준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자료에 따르면 광주시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횟수는 지난해 모두 8차례였으나, 올해는 이미 상반기에만 8차례 발령됐다. 지난 4월 19일부터 한 달 동안은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나빠졌고, 5월 6일부터 8일 사이에는 ‘매우 나쁨’ 정도를 넘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특히 5월 6일 미세먼지 수치는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국내 미세먼지 환경기준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광주지역 미세먼지 1일 환경 기준 초과 사례가 지난 6월말까지 33차례였다. 이는 지난해보다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지역대학 한 교수는 “선진국의 대도시가 모두 도시철도와 버스를 중심으로 교통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며 “승용차 중심으로 할 경우 도로 공급 비용 증가 및 지정체, 환경 악화, 사회적 비용 상승 등이 발생해 이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진적인 광주 도시 교통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윤현석기자chadol@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