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이르면 오는 21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예정이어서 예산국회의 파행 등 정국 경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되자, 20일까지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해줄 것을 국회에 재요청했다.

청와대 측은 국회에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상황에서 결과를 미리 판단하지 않고 일단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청와대에서는 중기부가 신설 부처여서 정치인 출신 장관이 업무 조율에 효용성이 크고 내각 인선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데다 홍 후보자가 불법을 저지른 게 없다는 점을 임명 강행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국회에서는 야권의 강력 반발 등에 따라 청문보고서 채택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은 홍 후보자의 자진사퇴 또는 지명철회 요구를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국민의당도 한국당이 논의에 참여해야 ‘부적격 의견’을 담은 보고를 채택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특히 야권은 홍 후보자가 장모의 재산을 손자들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의 ‘눈 가리기식’의 절세도 문제지만, 부모 자식 간의 이자 지급 문제와 증명 자료를 밝히지 않은 것은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이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홍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에 이어 이번 정부에서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되는 5번째 사례가 된다.

홍 후보자의 임명 강행은 오는 22일 진행되는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국회 예산안 심사로 불똥이 튈 가능성이 크다. 헌재소장 후보자의 경우 국회 표결이 필요한 상황이고 예산은 법정 시한(12월 2일)이 많이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진성 후보자의 경우 대법원장 추천으로 헌법재판관이 된 데다 2012년 청문회 때도 별다른 신상 문제가 없었다는 점에서 야당이 홍 후보자 임명 문제와 직접 연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또 내년도 정부 예산안 역시 민생과 직결되기 때문에 야당이 전면적인 보이콧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병헌 전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이 20일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유용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이날 오전 10시 전 전 수석을 불러 e스포츠협회 명예회장을 지낼 당시 롯데홈쇼핑 등 기업들의 후원 관여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새 정부 청와대 고위 인사가 부패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후임 인선을 고심하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후임 문제를 놓고 의견을 나눴으며 이번 주 내에 후임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3선 의원 출신의 강기정 전 의원을 비롯해 오영식·최재성 전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강 전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출마를 공식화 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김성곤, 정장선 전 의원 등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임동욱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