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은 다른 직종과 달리 60대 이상 노년층이 노후 생계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아 인생의 마지막 직장이라고도 불린다. 근무자 상당수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입주자들에게 모멸을 당함은 물론 열악한 근무 여건 때문에 경비원에 대한 갑질은 우리 사회의 ‘일상적 적폐’로까지 지적된다. 전남지역 아파트 경비원들의 일상도 고용 불안과 갑질, 취약한 복지 환경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도 비정규직노동센터가 전남 지역 100개 아파트 단지의 경비원과 환경미화원의 근로 환경을 조사한 결과 90% 이상의 공동 주택이 경비원 등을 외부 용역업체를 통해 간접 고용하거나 심지어 최저가 낙찰제로 용역업체를 선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자 대표 회의가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는 이유는 직접 고용 시보다 임금을 10∼20% 절약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는 경비원들의 고용 불안과 임금 감소, 열악한 근무 환경의 고착화로 이어진다고 한다. 저가 계약을 한 용역업체들은 임금 인상은 고사하고 경비원을 줄이는 경우마저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입주자들이 직접 고용했을 때보다 여건이 나빠지면서 근무 의욕은 떨어진 반면 입주자들의 개인 업무 지시와 갑질은 여전하다고 경비원들은 하소연한다.

일부이지만 잠잘 곳이 없어 경비실 바닥에서 잠을 자는 경비원들이 있는가 하면, 보장된 휴가 역시 여유 인력이 없는 상황에서 다른 근로자가 업무를 대신해야 하기 때문에 제때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추운 시기이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입주민들은 경비원과 환경미화원들이 쉬는 시간만이라도 난방이 된 곳에서 보낼 수 있도록 신경을 써 주길 바란다. 또한 앞으로는 경비원을 입주자들이 직접 고용해 고용 불안과 열악한 근무 여건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