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당시 3공수여단 11대대 소속 신순용 전 소령의 증언〈광주일보 11월13일자 1·3·6면〉으로 옛 광주교도소 암매장 발굴 조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5·18기념재단과 5월 단체는 암매장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신 전 소령을 비롯한 증언자 등 계엄군들의 제보가 이어짐에 따라 암매장 조사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재단은 암매장 증언 등으로 미뤄 최소 23구가 교도소 안 팎에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5·18재단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암매장 증언을 한 신 전 소령 등 당시 3공수여단 부대원들을 초청해 구체적인 지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단이 이날 밝힌 제보자들은 신 소령, 본부대대 소속 유모 병장, 15대대 소속 김모 하사 등 3명이다.

신 소령은 광주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15대대원들이 광주∼담양간 호남고속도로와 교도소 서쪽 담장 중간 지점에 시신 15구를 묻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교도소 북쪽 야산 지역에 시신 10여구를 매장하는 것을 목격했는데, 현재 조사는 담장 쪽으로 너무 붙어서 발굴 작업을 하는 것 같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유 병장도 최근 재단에 전화를 걸어 “전남대에서 교도소로 이송 중 질식사한 9명의 시신을 손수레에 싣고 옮겼다”며 “현재 발굴 장소는 교도소 담장과 너무 가까운 것 같다”고 알려왔다.

유 병장은 1995년 서울지검 조사에서 암매장 약도와 기록을 제출했던 김모 소령의 부대원이다.

김모 하사는 지난 9월 재단에 “기관총 조준 사격으로 시위대 차량을 전복시켰으며, 총격으로 인한 사망자를 포함한 시신 12구를 교도소 남서쪽 지역에 가매장했다”고 제보했다.

재단은 제보자 3명이 각각 지목한 지점이 서로 다른 것으로 판단하고, 개별적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5·18재단은 또 자체 발굴한 기록을 통해 교도소 북쪽 공동묘지터를 새로운 암매장 추정지로 지목하고, 발굴에 나서기로 했다. 교도소 공동묘지는 무연고 사형수 등을 묻었던 자리다.

이날 재단이 공개한 광주지방검찰청 작성 ‘광주교도소 동향’에 따르면 5월 21일 시신 6구가 교도소 공동묘지 부근에 가매장됐으며 같은달 24일 광주지검은 교도소에 전언통신문을 보내 “군 당국과 협의해 가매장한 사체를 발굴, 검사가 검시토록 하라”고 지시했다.

또 1989년 국회 광주특위 교도소 암매장 현장 확인에 참여해 “5월22일 새벽 5시 교도소장 관사 인근에 시신을 5구를 가매장했다”고 말한 11대대 소속 이모 병장과 선임 하사들의 증언 내용도 추가 공개됐다. 이들은 교도소 남쪽부지를 암매장 유력한 지점으로 지목했다.

한편 재단은 지난 15∼16일 교도소 부지와 화순 너릿재 도로에 투입된 지하탐사레이더의 자료 분석이 20일께 완료되면 현재까지 확보한 증언과 기록을 토대로 발굴 조사 지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양래 5·18재단 상임이사는 “기록과 증언을 종합하면 교도소 북쪽 공동묘지 부근에 6구, 북쪽 교도소 담장 인근에 12구, 남쪽 교도소장 관사 앞 소나무숲에 5구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발굴조사에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새로운 증언이 이어지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