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역 아파트 단지에 부과되는 관리비 내역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을 도입해 관리비 투명화를 꾀하고 있지만 부과 내역서가 표준화되지 않은 데다 세부 내역도 공개되지 않아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전국아파트연합회 광주지부가 지난 8월부터 3개월간 광주 지역 600여 개 아파트 단지의 관리비 항목과 용역비, 공사비 등을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결과 비슷한 규모인데도 관리비 세부 내역은 2∼3배나 차이를 보였다. 소독비의 경우 세대별로 회당 최저 1400원, 최고는 3400원으로 2000원 차이가 났다.

승강기 점검비는 최저 4만5000원, 최고 7만7000원으로 대당 3만2000원이나 격차를 보였다. 전기 안전 점검비는 8만4700원∼36만 원, 소방시설 점검비 65만 원∼132만 원 등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수입성 비용인 통신사 중계기 임대료도 연간 단지당 120만 원∼250만 원, 재활용품 판매가는 세대당 450원∼1500원으로 편차가 컸다.

문제는 이러한 비용 차이가 입주민이 부담하는 관리비에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는 매년 20여 건의 계약을 하는데 이 중 5∼6건만 부적정하게 이뤄져도 세대당 매달 3000∼5000원, 연간으로 합산하면 4만∼6만 원을 더 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관리비 부과 내역서에 각종 계약 내역을 건별로 공개하지 않고 합산 공개해 불신을 키우고 있다. 각종 계약서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지만 90% 이상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한다.

입주민의 불신을 해소하고 관리 주체와 업자 간 결탁이나 담합 등 비리를 차단하려면 모든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관리비 부과 내역서를 보다 세분화하고 표준화하는 제도적 개선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