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광주시장이 무릎을 꿇고 절하는 사진〈광주일보 13일자 1면〉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시장이 큰절을 한다는 자체가 흔히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절을 받은 이는 광주시를 방문한 앰코테크놀로지(주) 김주진(80) 회장이었다. 김 회장은 광주에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었고 이에 윤 시장이 감사의 큰절을 올린 것이다.

언뜻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윤 시장이 한국법인인 앰코코리아의 고용 확대를 이끌어 낸 사연을 알고 나면 진정에서 우러나온 감사의 절이라는 점에 공감하게 된다. 앰코테크놀로지는 나스닥 상장사이자 50년 전통의 세계적 반도체 패키징 기업이다.

지난해 말 윤 시장은 앰코코리아가 서울사업장을 인천 송도로 옮긴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때부터 윤 시장은 앰코코리아 광주 사업장을 수시로 방문하는 한편 김주진 회장에게 네 차례에 걸쳐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울사업장의 인력·설비를 광주에 나눠주도록 요청했다.

윤 시장의 요청에 김 회장은 얼마 되지 않아 긍정적인 내용의 답장을 보내왔다. 윤 시장은 곧바로 종가집 고추장과 된장을 한 단지씩 구해 직접 서울 본사를 찾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후 앰코코리아 광주사업장은 설비 추가와 함께 500명의 근로자를 증원해 총 근로자가 4000명으로 늘었다. 윤 시장은 특유의 친근감을 발휘해 사석에서는 김 회장을 형님이라 부르기도 한다.

윤 시장의 끈질긴 구애에 김 회장은 송도와 광주를 쌍두마차로 한 ‘백년 기업 앰코’를 이끌겠다고 답했다. 기업의 투자(고용) 유치를 위해 손수 편지를 쓰고, 정성어린 선물 꾸러미를 직접 들고 기업 총수를 방문한 윤 시장의 아날로그식 ‘구애 작전’은 타 지자체들도 본받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