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이번 주 소위원회를 가동해 본격 심사에 착수하는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 전남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만큼은 반드시 증액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로 포장률이 전국에서 가장 낮게 나타나는 등 SOC 여건이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전남도의회 민병흥 의원이 전남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속도로와 국도·지방도 등 전남 지역 도로 포장률은 87%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대도시인 서울과 부산·대구·광주·대전이 100%, 울산·인천은 98%로 높았다. 하지만 경남(90%), 전북·경기(91%), 경북(92%) 등은 낮았다. 전국 평균은 92%였고 전남은 유일하게 90%에 못 미쳤다.

시·군 도로가 포함된 전남 시·군별 도로 포장률은 79%로 더 낮았다. 나주(74%)와 여수(75%), 목포(77%), 순천(78%) 등은 70%대 머물렀다. 이런 상황에서 전남의 내년 국비 확보율은 77.4%로 17개 시·도 중 13위에 그쳤다. 7조 1148억 원을 요구했는데 5조 533억 원만 반영된 것이다.

지난 9일 열린 전남도와 국민의당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도 SOC 예산이 주요 의제로 부각됐다. 광주∼완도 고속도로 건설 사업의 경우 2023년 완공을 위해선 내년에 3000억 원이 반영돼야 하는데 455억 만 확보된 상태다. 이에 국민의당은 ‘호남 SOC 예산 1조6000억 원 증액’을 목표로 제시했다.

SOC 예산 대폭 삭감은 정부의 공공 부문 일자리 및 복지 확대 방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역대 정권의 차별로 낙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호남에 일률적으로 삭감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가 절실하다. 지역 정치권과 지자체도 유기적으로 협력해 예산을 추가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