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는 그 어느 때 보다 눈 건강에 주의해야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근거 없는 눈 건강에 대한 정보로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실명의 단계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믿는 것은 좋지 않다.

대한안과협회가 지정한 ‘눈의 날(11월 11일)’을 맞아 잘못된 눈 건강 상식과 올바른 눈 건강 상식에 대해 살펴봤다.

◇라식을 하면 눈이 금방 늙는다?=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 및 취업을 준비하는 성인까지도 라식 수술을 많이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라식수술에 대한 부작용과 관련된 정보는 매우 많다. 그 중에서도 라식 수술을 하면 금방 노안이 된다는 소문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잘못된 정보다.

노안은 단순히 노화현상의 일종으로 눈을 구성하고 있는 수정체의 탄력성 및 비대증상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며, 라식수술은 레이저로 각막을 절개해 눈의 굴절률을 변화시키는 수술이기 때문에 라식수술과 노안간의 상관관계는 없다고 보면 된다. 다만 노안은 일반적으로 40세 이후에 오는데 40세 이후 라식수술을 하게 되면 노안이 오는 시기와 겹쳐 노안증상을 빨리 느낄 수도 있다. 따라서 40세 이후 라식수술을 하고 싶다면 수술 전 안과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수적이다.

◇TV나 책, 스마트폰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면 눈이 나빠진다?=TV나 스마트폰이 눈에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TV나 스마트폰을 가까이에서 장시간 본다면 이는 근시의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물론 가까이서 본다고 100% 근시가 발생하지는 않지만, 좋지 않은 자세나 어두운 조명 아래 장시간 TV나 스마트폰을 본다면 근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TV 나 책, 스마트폰을 볼 때는 좋은 자세로 밝은 조명하에서 보고, 책이나 스마트폰을 30분간 봤으면 10분 정도는 멀리 있는 물체를 바라보는 것이 좋다.

◇선글라스는 무조건 좋은 것인가?=계절과는 무관하게 햇빛이 많은 계절 및 시간대에 선글라스를 자주 쓴다. 하지만, 이러한 선글라스는 성장기에 있는 어린아이의 눈 건강에는 독이 될 수 있다. 어린 아이들이 선글라스를 자주 착용하게 되면 눈 성장에 필요한 가시광선까지 차단하게 됨에 따라 오히려 눈 성장에는 좋지 않을 수 있다. 어린아이들의 경우 오히려 햇빛에 자주 노출될수록 근시진행이 억제돼 발생률을 낮춰주게 된다. 따라서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선글라스의 착용을 자제하며, 햇빛을 듬뿍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안경을 쓰면 시력이 나빠진다?=시력 저하로 안경을 쓰려고 하면 주변의 어른들로부터 ‘안경은 한번 쓰면 시력이 계속 나빠지기 때문에 안경을 구입하는데 신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하지만 이는 결코 옳은 정보가 아니다. 시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쓰는 안경은 시력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시력을 교정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시력과 관련 있는 것은 안경이 아닌 그 사람의 유전적 원인, 외부 환경적 요인 등의 다양한 원인에 근거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오히려 시력을 잃는 과정에서 시력을 교정하지 않는다면 약시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눈에 이상이 있다면 곧바로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안약은 만병 통치약이다?=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요즘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밤낮으로 스마트폰에 열중하고 있다. 이러한 전자기기에 장시간 노출이 될 경우 눈은 건조하고 피로해지기 쉽다. 특히 이런 경우에 자주 발생하는 증상이 흰자위가 벌겋게 보이는 눈 충혈 증상이다. 이러한 경우 약국에서 안약을 구입해 증상의 호전을 기대하는 분들이 매우 많지만, 이는 눈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단순히 눈이 충혈되는 경우가 아닌 다른 기전에 의한 충혈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 안약을 넣고 시간을 보내다 보면 눈 건강이 매우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약보다는 전문가의 검진과 치료를 받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박진표기자 luc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