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노 나나미는 이 시대 가장 뛰어난 역사 저술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가 서양 문명과 민주주의 원류, 그리스와 그리스인의 역사 탐색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모두 3권으로 출간하는 시리즈 ‘그리스인 이야기’에서 자자는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문장으로 그리스인의 생각, 인생, 정치, 문화, 사회 등 전모를 펼쳐낸다.

그 가운데 둘째 권 책 ‘그리스인 이야기Ⅱ’는 다양한 분야에서 절정기를 이룬 아테네의 황금시대를 조망한다. 저자는 아테네의 국운을 결정지은 펠로폰네소스전쟁과 아테네의 쇠퇴를 통해 그리스 세계가 급변하는 과정을 그렸다.

기원전 461∼기원전 492년가지 아테네의 발전은 눈부셨고 민주주의는 “그 이전에도 그 이후로도 실현된 일이 업을 만큼 원활하게 작동”했을 정도로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아테네가 100년 동안 유지해온 그리스 세계의 패권과 민주정치를 상실하고 쇠락하게 된 것은 단순히 펠로폰네소스전쟁에서 패한 때문만도 아니다. 저자는 아테네의 추락을 아테네만의 문제로 보지 않고 “그리스 전체가 패했다. 자기들이 쌓아 올린 가치관을 스스로 붕괴시킨 것”이라고 평했다.

시오노 나나미는 “민주정치의 리더는 민중이 자신감을 가지도록 ‘유도’하지만 우중정치의 리더는 민중의 마음속 불안을 ‘선동’한다고” 분석했다. 즉 아테네 국정이 이 선동자 그룹에 의해 좌우되었지만, 그들은 비전을 내놓기보다 비판만 일삼고 일관된 정책을 펴지 않았다는 것이다. 〈살림·1만9000원〉

/ 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