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재정이 넉넉지 않아 냉방비와 난방비마저 아껴야 하는 일선 학교들이 비싼 수도 요금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학교마다 월 평균 600만 원이 넘어 음식점이나 카페보다 비싼 수도 요금을 내고 있는데 이는 학교에 적용되는 수도 요금이 ‘일반용’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광주 초·중·고교 378곳에 부과된 수도 요금은 지난 2014∼2016년 3년간 총 179억8350만 원이었으며, 매년 요금이 1∼2억 원가량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중 가장 많은 수도 요금을 낸 곳은 정광고와 조대부고로 한 해에 각각 7380만 원(월평균 615만 원), 7190만 원(599만 원)의 요금을 부과받았다.

학교 수도 요금은 광주시 수도급수 조례에 따라 가정용·목욕탕용·산업용·일반용(학교·카페·음식점) 등으로 나눠 부과되고 있으며, 사용량에 따라 누진제를 적용한다. 학교 수도 요금은 물을 적게 사용할 경우 산업용이나 영업용과 비슷한 수준의 요금이 나오지만, 사용량이 많은 탓에 최고 누진율을 적용받는다.

지난해 최고 누진율 기준으로 1㎥당 학교 수도 요금은 1100원이었다. 같은 기준의 가정용(700원), 목욕탕용(660원), 산업용(640원) 등에 비해 월등히 비쌀 뿐만 아니라 이들은 최고 누진율을 적용받지 않는 경우도 있어 사실상 학교 요금이 여타 요금보다 배 이상 비싼 편이다.

이에 따라 광주시교육청이 수도 요금 인하를 요청했으나 광주시 또한 열악한 재정 형편을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공부하는 학생들이 쓰는 물값을 음식점이나 목욕탕보다 비싸게 받아서는 안 될 일이다. 전기 요금의 경우 따로 ‘교육용’이 있어 혜택을 주고 있다는데, 학교용 수도 요금 역시 이처럼 요금체계를 개편해서 학교 예산이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