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년 맛을 지켜온 씨간장과 우리나라 최초의 된장이라고 알려진 동국장이 청와대 국빈 만찬에 올라 전라도 전통 장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일 한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청와대 환영 만찬에 오른 메뉴는 ‘360년 씨간장으로 만든 소스의 한우갈비 구이’와 ‘동국장 맑은 국을 곁들인 거제도 가자미구이’ 등 네 종류였다.

이 가운데 ‘360년 씨간장’은 대한민국 식품명인 35호로 지정된 담양 기순도 명인이 제공한 전통 장으로, 햇간장을 만들 때 넣는 종자 장으로 알려져 있다. 창평 고씨 10대 종부인 기순도 명인은 종가의 비법으로 360년이 넘는 세월동안 씨간장을 소중히 지켜오고 있다.

진한 검정색의 걸죽한 씨간장은 깊은 향과 단맛이 많이 나고 진장에 비해 짜지 않다. 종가에서도 제사나 큰 행사가 있을 때만 사용할 정도로 귀하게 여기며, 매년 소량씩 첨장을 하면서 맛을 지키고 있다.

기순도 명인은 “조상 대대로 귀하게 간직해 오고 있는 씨간장은 여간해서는 집밖으로 내보내는 일이 없다”며 “한식의 기본은 장(醬) 맛으로 시작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전통 장을 통해 한식을 제대로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아 영광스럽고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장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동국장’은 대한민국 식품명인 40호로 지정된 해남 한안자 명인이 제공한 것으로, 고조선시대부터 이어진 우리 전통 장이다. 일반 된장보다 향이 달콤하고 맛이 진해 예로부터 조미료를 대신해 음식에 맛을 더해줬다고 알려져 있다.

/이보람기자 bo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