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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관 동강대 노인복지학과교수] 가을 추억을 안겨준 값진 선물

2017. 11.06. 00:00:00

올 가을에는 큰 선물을 받은 것만 같다. 두고두고 잊히지 않는다. 지난 9월 마지막 주 토요일 밤은 참으로 영혼이 맑아지는 듯한 느낌의 아름다운 밤이었다. 지인의 초대로 우연히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제1회 광주시 소년소녀 합창제를 보았다. 사실 나는 광주에 이미 소년소녀 합창제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첫 번째 합창제라는 사실에 약간 의아했다. 그래서 어느 단체가 출연하여 어떠한 형식으로 진행되는지에 대해 내심 궁금해 하며 대극장을 찾았다.
프로그램을 살펴보았더니 합창제는 금·토요일 이틀 동안 진행되었으며 광주 시내에 있는 초·중학교 합창단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대구의 시립 소년소녀 합창단이 토요일 날 참석하였다. 또한 광주의 합창단도 광주 시립 소년소녀 합창단을 포함하여 몇몇 방송국에 소속되어있는 소년소녀 합창단과 기존에 조직된 학교의 합창단으로 구성되었다. 프로그램에서 특별히 관심을 끄는 대목이 없어서 연주가 시작되자 눈을 감고 조용히 감상에 들어갔다.
그런데, 세 번째 합창단이 입장하는데 관객들이 갑자기 환호성과 함께 휘파람을 불며 열광하기 시작했다. 눈을 뜨고 입장하는 출연자를 보았다. 두 명의 도우미의 인도에 따라 입장하는 출연자의 걸음걸이가 예사롭지 않아서 어느 단체인지 알아보기 위해 팜플렛을 보았더니 ‘광주 파랑새 합창단’이었다. 2010년에 광주의 중·고등학교 및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들의 문화예술 활동과 인성 함양을 목적으로 창단된 합창단이다. 세 곡의 노래를 연주하는 동안 몸을 비비 꼬는 단원도 있었고, 자리에서 이탈하는 단원도 있었다.
지휘자가 얼마나 고생했을까 하는 안타까움과 공연이 끝까지 잘 이루어질까 하는 조바심에 내가 더욱 긴장을 했었다. 음악성은 약간 부족할지 모르지만 세 번째의 ‘경복궁 타령’을 부를 때는 합창단원과 관객이 하나가 되어 열광 그 자체였다. 이후에 이어지는 연주들도 맑고 아름다운 선율이 나를 긴장하게 했고, 출연하는 합창단들에 관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10여명의 단원이었지만 나의 귀를 의심할 만큼 아름다운 소리의 잘 훈련된 합창단도 있어서 깜짝 놀랄 만큼 행복했다. 어린이들의 맑은 영혼의 소리들은 어른들의 훈련된 연주보다 나의 영혼 깊숙이 파고드는 즐겁고 행복한 밤이었다. 마지막 연합합창 시간에는 객석의 어른들 모두의 마음을 담아 ‘너 할 수 있어 라고 말해주세요’라는 노래로 참석한 어린이들을 격려해 주는 행복한 시간도 있었다.
광주시 소년소녀 합창제는 이제 시작되었다. 보다 든든한 뿌리를 내려 건강한 나무로 성장을 위해 한 가지를 제안을 해 본다. 합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 중요한 과제는 이 합창제의 정체성이라고 본다. 처음 시작하면서 참가 단체를 구성하는데 어려움이 있어서 이번에는 기존에 이름 있는 학교 합창단을 무대에 세웠겠지만, ‘광주시 소년소녀 합창제’이니 만큼 앞으로 참가 대상자는 광주시 소재 학생들이었으면 좋겠다. 물론 이 합창제를 통해 광주광역시 소년소녀 합창의 질적 양적 성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좀 못하면 어떠랴? ‘파랑새 합창단’이 관객의 열렬한 환호를 받은 좋은 예이다. 이 합창제가 해를 거듭하면서 지역의 소외받은 계층들을 찾아내어 합창을 통해 소년소녀들이 하나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문화가족도 좋다, 지역 아동 센터의 동아리 연주단도 좋다. 기회가 없어 무대에 서지 못했던 여러 단체의 소년소녀들의 꿈을 이루는 무대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합창제가 있는 이 날은 이번처럼 무료 입장을 통해 다양한 계층의 많은 광주시의 소년소녀들이 문화예술회관 대극장 객석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무대에 선 친구를 축하하며 함께 기뻐하는 축제의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장르의 다양성이나 질적 성장 등은 추후 과제로 남겨두더라도 일단은 이 지역 소년소녀들이 합창을 통해 하나가 되는 축제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년 제2회 합창제를 기대해 본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발전된 모습의 합창제가 이루어 질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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