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 헤지펀드 투자자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이 최근 재산의 80%인 180억 달러(약 20조 원)를 자신이 설립한 자선재단 ‘열린사회재단’(OSF)에 추가로 기부했다.

이로써 소로스의 OSF 출연 총금액은 320억 달러가 됐다. 앞서 소로스는 1979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 차별 정책에 시달리던 흑인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140억 달러의 장학금을 내놓았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지난해 9월 고인이 된 선대 회장 함태호 명예회장으로부터 오뚜기 주식 46만5543주(13.53%)와 계열사 조흥 주식 1만8080주(3.01%)를 상속받았다. 함 회장이 주식을 물려받으면서 내야 할 상속세는 1500억 원에 이른다. 대다수 국내 기업인들이 일감 몰아주기 등 편법을 이용, 경영권을 승계하고 있지만 고인이 된 함 전 회장은 어떤 편법도 동원하지 않고 모든 세금을 내도록 했다. 앞서 함 전 회장은 2015년 11월 밀알복지재단에 300억 원대의 오뚜기 주식 3만 주(0.87%)를 내놨다. 그는 별세 사흘 전에도 10만5000주(3.06%)를 오뚜기재단에 기부했다.

반면, 홍종학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의 중학생 딸은 지난 2015년 당시 시세 34억 원의 상가 건물 지분을 외할머니로부터 증여받았다. 또 홍 후보자의 딸은 지난해 어머니로부터 2억2000만 원을 차용한 것으로 드러나 증여세를 회피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홍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 ‘부의 대물림’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해 온 터여서 더욱 큰 비난을 받고 있다.

홍 후보자의 딸처럼 재산을 증여받는 미성년자는 매년 5000여 명 정도 된다고 한다. 만 12세 이하 어린이 중 100억 원 이상 주식 보유자가 7명이나 된다는 소식도 있다.

부유층이 이처럼 미리 증여하는 것은 건물·주식 가치가 오르기 전에 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 손자나 손녀에게 증여함으로써 두 번의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이점도 있다. 절세 수단이라 항변하겠지만 서민 가슴에 못질하는 행태다. 부유층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드는 날이다.

/박지경 서울취재본부장 j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