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가 22일 반환점을 돌아 이번주 후반전에 돌입한다.

여야 4당은 남은 국감에서도 주도권 쟁탈전을 더욱 치열하게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여야가 각각 방점을 찍은 ‘적폐청산’과 ‘신(新)적폐 저지’ 대립 구도는 국감 마지막 날인 31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여야는 국감 후반전에서는 방송장악 의혹, 탈원전 정책, 안보정책 등을 놓고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 자유한국당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할 쟁점으로는 이전 보수정권 9년과 현 정부의 방송장악 의혹을 들 수 있다.

민주당은 오는 26일, 27일에 각각 열리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의 한국방송공사(KBS)와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국감에서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방송장악 기도를 낱낱이 드러내고 공정성 회복 문제를 집중 제기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민주당 내에서 작성된 이른바 ‘공영방송’ 문건 논란을 부각시키며 현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를 파헤친다는 전략을 세웠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의 한국전력공사(23일)·한국수력원자력(24일) 국감에선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건설 재개’ 권고안과 탈원전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될 전망이다. 한국당은 물론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에 따른 국론 분열이 컸던 만큼 문재인 정부가 사과해야 한다며 공세를 강화할 태세다. 국민의당은 특히 탈원전과 에너지 정책은 국회에서 별도 논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정책 소통 면에서 과거 정권과의 차별화를 보여줬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야당의 공세를 막아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4대강 사업이나 국정교과서와는 달리 신고리 5·6호기 문제는 공론화라는 ‘숙의 민주주의’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뤄냈다는 성과를 거뒀다는 게 민주당의 대응 논리다.

한편, 청와대의 헌법재판소장 지명이 계속 미뤄지면서 헌재 국정감사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날 헌재와 국회 관계자들의 따르면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청와대가 헌재소장을 지명하지 않는 한 국감 재개를 논의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박지경기자 j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