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KBO 프로야구 마지막 잔치가 사상 첫 ‘단군 매치’로 치러진다.

‘정규시즌 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2017 KBO 플레이오프 승자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1차전을 갖는다.

두산은 지난 2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3연타석 및 4홈런으로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홈런 신기록을 갈아치운 오재일의 활약 속에 14-5 대승을 거뒀다. 1차전 패배 후 내리 3연승을 달린 두산은 이 승리로 한국시리즈 티켓을 거머쥐면서, 한국시리즈 3연패이자 통산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또 이번 결과에 따라 한국시리즈에서 처음 호랑이와 곰이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두 팀은 앞서 포스트 시즌에서도 두 차례밖에 만나지 않았다.

1987년 플레이오프에서는 KIA 전신인 해태가 3승 2패로 OB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올라 난적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V3를 이뤘다. 두 번째 만남은 2004년 준플레이오프 무대에서였다. KIA는 리오스와 김진우를 내세웠지만 두산에 2연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한국시리즈에서 처음 붙게 되는 KIA와 두산은 각각 전반기와 후반기를 대표하는 팀이었다.

KIA는 ‘해결사’ 최형우를 중심으로 한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미국 메이저리그를 뛰어넘는 폭발적인 기록을 작성했다.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에서 2위 NC 다이노스에 싹쓸이 승을 거두며 8경기 차 1위로 2017시즌 반환점을 돌기도 했다.

반면 두산은 시즌 전반기 크고 작은 부상과 주축 선수들의 부진 속에 ‘디펜딩 챔피언’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KIA와 13경기 차 5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했었다.

그러나 두산은 무서운 뒷심으로 후반기 최강자가 됐다. 두산이 KIA를 무섭게 추격하면서 시즌 최종전이 되어서야 1위 팀이 결정될 정도였다.

올 시즌 KIA가 유일하게 상대전적에서 열세를 기록한 팀 역시 두산이다. 지난 9월 22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치러진 두산과의 시즌 16차전에서 KIA는 0-6 영봉패를 당하면서 7승 1무 8패로 열세를 기록했다.

앞선 기록으로는 KIA의 우승 확률이 높다. 최근 15시즌에서 한국시리즈 직행팀이 우승한 경우는 모두 14번에 이른다. 여기에 ‘호랑이 군단’은 한국시리즈 불패 신화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09년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 터진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으로 ‘V10’을 이루는 등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10번의 가을을 모두 우승으로 장식했었다. 큰 경기에 강한 호랑이들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전력을 살펴보면 두산에 무게가 실린다.

헥터·양현종으로 구성된 KIA의 ‘20승 듀오’에 맞서는 니퍼트, 장원준, 보우덴, 유희관 ‘판타스틱 4’가 있다. 이들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주역들이다. 여기에 시즌 최종전까지 김선빈의 ‘타격왕’ 자리를 추격했던 박민우와 포스트시즌 4홈런에 빛나는 오재일 등 만만치 않은 화력을 보유하고 있고, 주전·백업 가릴 것 없는 탄탄한 야수진도 큰 무기다. 무엇보다 3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두산의 경험이 무섭다.

KIA가 후반기 1위를 놓고 피 말리는 싸움을 했던 두산을 상대로 한국시리즈 불패 신화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