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헥터와 두산 베어스 장원준의 어깨에 ‘1위’가 걸려있다.

KIA가 22일 챔피언스필드에서 두산과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벌인다. 시즌 내내 선두를 지키고 있는 ‘1위’ KIA와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올 시즌 7승 1무 7패로 팽팽하게 맞서있다. 시즌 16차전에서 두 팀은 에이스를 선발로 내세워 팽팽한 균형의 추를 깨기 위해 도전한다.

사실상 1위 결정전이기도 하다. 현재 KIA와 두산은 각각 1.5게임 차에서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1위 전쟁이다.

전반기가 끝났을 때만 해도 KIA의 질주를 막을 팀이 없어 보였다. KIA는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에서 당시 2위였던 NC에 싹쓸이 3연승을 거두며 8경기 차 1위로 2017시즌 반환점을 돌았다. KIA의 전반기 승률은 57승 28패로 0.671을 기록했다.

여기에 전반기 손발이 맞지 않던 두산은 42승 1무 39패(승률 0.519)의 전적과 함께 5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KIA와는 무려 13경기 차였다.

하지만 후반기 두 팀의 엇갈린 행보에 예상치 못했던 1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KIA와 NC의 동반 하락세 속 두산이 2위로 치고 올라 1위까지 위협하고 있다. 후반기 KIA는 24승 1무 25패에 그치면서 5할 승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두산은 28승 2무 16패의 질주를 하며 후반기 0.704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잔여 경기 일정 시작과 함께 2연패와 2연승으로 다시 또 KIA와 두산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매직넘버가 7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가장 많은 9경기를 치러야 하는 KIA와 6경기가 남은 두산의 마지막 맞대결. 이 경기 결과에 따라 KIA는 매직넘버를 5로 줄이고 두산의 추격 의지를 꺾을 수 있다. 반대로 두산이 매직넘버 7을 두고 역전 우승의 꿈을 키울 수도 있다.

빅매치답게 마운드 대결도 흥미롭다. 두 팀 마운드를 대표하는 우완 헥터와 좌완 장원준이 세게 붙는다.

18승을 거두며 팀 동료 양현종과 다승 공동 1위에 랭크된 헥터는 두산전 4경기에 나와 3.24의 평균자책점으로 3승을 쓸어 담았다. 승리를 챙기지 못한 5월 19일 두산전에서도 7이닝 2실점의 호투를 기록했었다. 임창용의 0.1이닝 5실점의 난조만 없었다면 4전 전승을 이룰 수 있었을 정도로 헥터는 두산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장원준도 KIA 타자들 앞에서는 천하무적이었다. 장원준 역시 올 시즌 KIA전에 3차례 출격해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KIA전 평균자책점은 3.93이다.

‘승률 100%’의 곰 사냥꾼과 호랑이 사냥꾼의 대결인 만큼 마운드에서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에 승리투수와 패전투수의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긴장감 가득한 경기가 예상되면서 수비 싸움에서 승패가 갈릴 수도 있다.

김기태 감독의 승부수에도 팬들의 눈길이 쏠린다. 비정상의 마운드로 우려를 산 KIA는 20일 SK전에서도 선발 자원인 임기영을 불펜으로 투입하는 1+1 전략을 썼지만 결과적으로는 또 악수가 됐다. 적절한 대주자·대타 투입을 통한 화력 최대화에도 실패하면서 팬들의 실망이 더해졌다. 변칙적인 마운드와 세밀하지 못한 공격으로 확장 엔트리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1위를 놓고 전개되는 숨 막힌 승부. 헥터의 어깨가 무겁다.

/김여울기자 w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