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남구에 거주하는 장애학생들이 특수학급이 설치된 고교가 턱없이 부족해 광산구와 북구 등지로 원거리통학을 하고 있다. 장애인단체들은 “장애 학생들이 학습권을 침해받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21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광주지역 고교 수는 67개교로 이 중 특수학급이 설치된 학교 수는 전체의 35.82%인 24개교·53학급이다. 특수학급은 장애·비장애 학생들이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별도 학급이다.

남구는 모두 17개 고교가 있으나 특수학급 설치 학교는 2곳뿐이다. 구별로는 ▲동구 5개교 중 3개교(설치율 60%) ▲서구 8개교 중 5개교(〃 62.5%) ▲북구 21개교 중 6개교(〃28.57%) ▲광산구 16개교 중 8개교(〃 50%) 등이다. 특수학급 수는 동구(7개)·서구(12개)·남구(4개)·북구(14개)·광산구(17)개 등 53개 학급이다.

이 때문에 남구 장애 학생들은 광산구 등으로 집에서 최장 40여분 거리에 있는 학교로 원거리 통학을 하고 있다. 이날 현재 남구 거주 장애인 고교생 수는 남학생 52명·여학생 56명 등 모두 108명이다.

이들이 거주지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에 다닐 수 있어야 하는 데도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것이다.

특히 남구엔 장애인들이 취업을 위해 선호하는 전문계 고교인 광주여상·동일미래과학고·송원여상 등 3개교에도 특수학급이 없다.

광주 지역 사립학교는 교실 수 부족 등을 이유로 특수학급 설치를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학급이 설치된 광주지역 24개 고교 중 사립학교 수는 모두 4곳(16.67%) 뿐이다.

장애 학생들이 공부할 곳이 부족한데도 시교육청과 사립학교 측 대책은 전무하다.

장애인 학부모들 사이에선 해당지역 초·중학교 특수학급 수만큼 고교도 특수학급 수를 의무적으로 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유선 광주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학교와 학부모들의 장애 학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면서 “한 지자체 중학교에 특수학급이 10개 있다면 해당지역 고교에도 10개가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장애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해당 지역 내에서 문제해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특수학급이 설치된 고교 수도 지난해보다 2개가량 줄었다”면서 “사립학교의 교실 수 부족, 일각의 장애 학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등으로 인해 특수학급 설치를 기피하고 있는 것 같다. 문제 해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행기자 gol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