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화순 광역자원화시설이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195억원을 들여놓고도 성능 미달 논란으로 잡음이 일더니 이번에는 생산한 가연성 폐기물 고형연료(SRF·Solid Refuse Fuel) 판매처를 찾지 못해 3개월 넘도록 가동이 멈춰선 상태다.

혁신도시를 비롯, 나주·화순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 쓰레기를 처리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는데도, 위탁 운영에 따른 인건·유지관리비는 나주시가 고스란히 떠안아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주시는 또 기계 성능인증 조작 및 기계구입비 부풀리기 의혹 등으로 전남지방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로, 다음달에는 전 위탁운영업체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190억짜리 애물단지=나주·화순 광역자원화시설은 지난 6월 12일 익산 발전회사와의 계약이 종료된 뒤 3개월 넘도록 가동을 멈추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성능 미달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데다, 잦은 고장으로 쓰레기를 제대로 고형연료로 생산하지도 못했던 상황에서 이번에는 고형연료 판매처를 구하지 못했다.

전국적으로 나주 열병합발전소를 제외하면 이 곳에서 생산되는 고형연료를 원료로 쓰는 발전소를 찾기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나주 열병합발전소도 연료를 쓰기 위해서는 재처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정상적 운영이 이뤄지려면 11월을 넘겨야 할 것으로 나주시는 예측하고 있다.

광역자원화시설이 생산하는 고형연료는 쓰레기를 압축, 고형화한 수분율 10% 이하의 압축 폐기물인 ‘성형’ 고형연료로, 열병합발전소는 수분율이 25% 이하인 ‘비성형’ SRF를 연료로 써 일정 과정을 거쳐야 사용할 수 있다.

광역자원화시설 가동이 중단되면서 이곳으로 들여오던 나주·화순지역에서 발생한 생활쓰레기는 매립장으로 보내 처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나주·화순지역에서 반입된 생활 쓰레기(하루 평균 50t)를 고형연료로 생산, 처리해야 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최소한의 시설 관리·유지를 위한 예산은 나주시가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나주시측은 새 위탁업체를 지정하고 정상 가동까지 최소인력만 운용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도 수천만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아까운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끊이질 않는 잡음=나주·화순광역자원화시설은 생활 쓰레기 선별과 파쇄, 건조, 압축 과정을 거쳐 팔레트 형태의 고형화 물질을 만드는 곳으로 195억원을 투입, 2014년 준공됐다.

하지만 2014년 7월 준공 이후 시공을 맡았던 H사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잦은 고장으로 제 때 처리하지 못해 매립장으로 보낸 쓰레기만 1625t에 달했다.

지금도 시설 가동 중단으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운영 과정에서 성능 미달 논란이 불거지면서 한국환경공단 주관으로 성능시험을 실시, 고형연료 생산율(40% 미달), 불연물 발생율(40% 이상) 등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일부 보수가 이뤄졌지만 나주시와 위탁업체인 H사 간 하자 여부에 따른 입장이 달라 갈등이 끊이질 않았고 지난달 위탁업체가 새로 지정됐다.

나주시는 하자 보수와 관련, 시공을 맡긴 한국환경공단을 통해 다음달 H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나주시는 아울러 잦은 고장으로 제 때 처리하지 못하고 매립장으로 보낸 쓰레기(1625t) 문제도 별도 소송으로 제기키로 했다.

나주시는 이와함께 부실 운영과 관련, 시설에 근무했던 전 직원들이 근무인력 조작, 기계 구입 과정에서 부풀리기 등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감사를 벌인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나주시 안팎에서 광역자원화시설을 놓고 총체적 문제 시설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나주시의 관리능력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한편, 나주 열병합발전소가 광역자원화시설에서 생산하는 고형연료(SRF)를 에너지원으로 운영한다는 점에서 자칫 열병합 발전소의 정상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감지된다.

/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

/나주=손영철기자 ycs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