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는 무등빌딩(광주시 동구 금남로) 14층에 있는데 전망이 참 좋다. 내 자리에서는 의자만 돌리면 멀리 무등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금남로에서 행사를 할 때면 구경하기에 이만한 명당자리가 없다. 전남 도청이 옮겨 가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서는 모습도 줄곧 지켜볼 수 있었다.

몇 달 전부터는 대성학원 옆 영상복합문화관 옥상에 설치된 ‘무언가’가 눈에 띄었다. ‘광주 폴리’ 세 작품 중 하나로 ‘뷰(View) 폴리 Ⅲ’라는 대형 설치물이다. 멀리서 바라본 작품은 뭔가 아쉬웠다. ‘CHANGE’라는 단어가 쓰인, 거대한 간판 하나 달랑 걸어둔 느낌이어서다. 색깔이 변한다고는 하지만 사람을 유인할 만한 무언가가 없어 보였다.

지난 18일 ‘뷰(View) 폴리’가 처음 공개됐을 때 우려 반 기대 반의 마음으로 현장을 찾았다. 천의영 ‘광주 폴리Ⅲ’ 예술감독과 함께 돌아본 ‘뷰 폴리’는 천 감독의 말처럼 ‘반전’과 ‘의외성’에 ‘예기치 않은 발견의 즐거움’을 안긴 흥미로운 공간이었다.

독일 미디어아트 그룹 리얼리티즈 유나이티드의 얀 에들러와 팀 에들러 그리고 한국의 건축가 문훈이 참여한 ‘뷰(View) 폴리’는 한마디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었다.’ 설치물 뒤로 넓은 공간을 감추고 있었고, 화려한 색으로 치장된 철제 구조물은 사진 찍기 좋은 명소가 될 게 분명해 보였다.

무엇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무등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반가웠다. 광주 명물이 된 하늘공원 푸른 잔디밭이 바라다보이고 대부분의 건물이 ‘지하’로 들어가 ‘전체’를 보기 어려웠던 전당도 한눈에 담긴다.

광주에도 도심을 조망할 수 있는 근사한 공간이 생겼다. 커피 한 잔 들고 올라가 지는 석양을 바라봐도 좋겠고, 친구·가족과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추억을 만들어도 좋겠다. 야간엔 경관이 더 아름답다는데 어쩌면 유명 클럽이나 맛집 앞에 긴 줄이 서듯, ‘뷰 폴리’를 찾기 위한 이들의 긴 행렬이 이어질지도 모르겠다. ‘뷰 폴리’는 10월부터 개방된다.

모래밭, 잔디, 분수, 트램펄린, 거리 칠판, 노란 철제 계단으로 구성된 서석초등학교 앞 폴리 ‘I LOVE STREET’와 ‘쿡 폴리’도 지척이니 이만한 도심 나들이도 없겠다.

/김미은 문화부장 me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