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선에 섰을 때보다 더 떨려요 =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가 20일 챔피언스필드를 찾았다. 한국 육상 100m 신기록 보유자인 김국영(광주시청)이 20일 KIA와 SK의 경기 시구자로 나섰다. KIA 투수 박진태의 지도 속에 시구 연습을 한 김국영은 “광주시청 동료들이 야구장에 왔다. ‘그래도 선수인데 마운드 앞에서 던지거나 바닥에 던지는 것은 아니지?’라며 부담을 줬다. 생각보다 어렵다. 큰일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김국영은 마운드에서 홈 플레이트까지 한 번에 공을 던지고 내려왔다. 김국영은 “걱정보다 잘 던진 것 같다. 100m 출발선에 서있을 때보다 더 떨렸다. 처음 마운드에 서보는 것이라서 떨렸다. 경기장 분위기도 좋고 팬들도 열성적이라서 선수들 힘이 많이 날 것 같다”며 KIA의 통합 우승을 기원했다. 또 10월 전국체전을 앞두고 있는 김국영은 “앞으로 기록 단축을 위해서 노력하겠다. 그리고 체전 4관왕을 목표로 하겠다. 그래서 MVP에도 도전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깜짝 놀라실 겁니다 = 20일 SK와의 경기에 앞서 외야에서 훈련을 소화한 임기영. 훈련이 끝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던 임기영이 펑고 기계 앞에서 번트 모션을 취하며 장난을 쳤다. “학창시절에 타격 실력이 어땠느냐?”는 질문을 받은 임기영은 “깜짝 놀라실 겁니다”라고 답했다. 깜짝 놀랄 임기영의 성적은 1안타였다. 임기영은 “중학교 2학년 때 안타를 딱 하나 쳤다. 9번 타자였다”고 웃었다.

▲홈런 1개? 안타 3개? = “홈런을 쳐주라”는 임기영의 핀잔에 버나디나가 유쾌한 선택지를 제시했다. 훈련이 끝나고 덕아웃으로 온 임기영이 버나디나와 마주쳤다. 임기영은 버나디나에게 “왜 내 경기에서 홈런을 쳐주지 않느냐. 홈런을 쳐줬으면 8승을 했을 것이다”고 큰소리를 쳤다. “등판 경기에 분명 홈런을 쳐줬다. 다시 확인해보라”던 버나디나는 “알았다. 쳐주겠다. 홈런 1개 또는 안타 3개에서 골라보라”고 말해 사람들을 웃겼다. 한편 버나디나의 ‘홈런’ 기억이 맞았다. 버나디나는 임기영이 완봉승을 거뒀던 6월 7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하나도 아닌 두 개의 홈런을 날렸다. 버나디나는 이날 연타석 홈런과 함께 4타점을 올리며 임기영의 7-0 승리에 수훈 선수가 됐다.

/김여울기자 w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