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항쟁 당시 행방불명자 암매장 여부가 정권 교체 이후 이슈화되면서 5·18 기념재단이 애초 올해 말로 계획했던 암매장 발굴 조사를 앞당겨 이달 말에 착수키로 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조사 특별법’이 국회에 계류 중인 데다, 헬기 사격과 전투기 출격 대기 등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최근 출범한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가 암매장 조사에 관심을 기울이는 등 5·18 진상 규명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때맞춰 이뤄지는 기념재단의 암매장 발굴 조사가 5·18 진상 규명의 중요한 촉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지금까지 암매장지 제보는 67건에 달하는데 광주시는 그동안 세 차례에 걸친 발굴 조사에도 불구하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5·18 기념재단은 최근 3공수여단 부대원의 암매장 메모지 습득을 계기로 신빙성이 높고 제보가 집중된 암매장 의심지를 골라 발굴 조사키로 했다고 한다.

기념재단의 첫 번째 발굴 대상은 공수 부대원의 메모에 위치가 표시돼 있고, 교도소에서 사살된 27명 중 16구의 시신을 찾지 못한 광주교도소 외곽 지역이다. 이어 제보가 가장 많았던 화순 너릿재는 5·18 직후 군인들이 중장비를 동원해 마대 자루를 묻고 있었다고 의심되는 곳이다. 마지막은 7공수여단 주둔지로 제보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2수원지 일대이다.

이와 함께 1980년 유혈 진압에 나섰던 7공수여단 지휘부가 항쟁이 끝난 후 “추후 암매장 부분이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니, 상부에 즉각 (암매장을)신고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군의관의 ‘암매장 자진 신고’ 증언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광주시와 시의회는 5·18 기념재단의 암매장 발굴 조사에 아낌없는 지원은 물론 직접적인 참여로 당시 행방불명자 가족들의 피맺힌 한을 풀어 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