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공연, 해설이 있는 발레 등을 통해 관객과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작품을 다채롭게 선보일 예정입니다. 광주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발레단을 만들고 싶어요.”

광주시립발레단 최태지(58) 신임 예술감독은 19일 광주시 남구 양림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새 예술감독으로서의 소감과 포부를 밝혔다.

재일교포 출신인 최 신임 예술감독은 1983년 일본 가이타니발레단 활동을 시작으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와 지도위원을 거친 뒤 1996년 37세에 최연소 국립발레단장에 취임했다.

2001년까지 연임한 그는 이후 각종 발레대회 심사위원으로 활동을 했으며 2008년부터 2013년 12월까지 국립발레단을 다시 이끌었다.

최 신임 예술감독은 한국발레협회 프리마 발레리나상(1996년), 한국발레협회 공로상(2001년), 러시아 페름 아라베스크 콩쿠르 최고지도자상(2009년), 옥관문화훈장(2011년), 올해의 여성대상(2017년) 등을 수상했다.

최 신임 예술감독은 “광주에서의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하다”며 “국립발레단의 명함을 내려놓고 한국에 처음 왔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1987년에 한국에 들어와 계속 발레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2013년도에 국립발레단을 떠났을 때 여러 곳에서 함께 하자는 부탁이 있었지만 모두 거절했었다”며 “하지만 광주시립발레단원들이 나를 단장에 추천했고 그들이 나와 함께 하고싶어 하고,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에 마음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임명장을 받았을 때, 1996년 처음 국립발레단 위촉장을 받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위촉장을 받았었죠. 그리고 20여 년이 지난 지금, 광주를 위해 일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광주시립발레단은 다른 단체와 다르게 청빙제를 통해 예술감독을 선출했어요. 저와 전혀 관계가 없던 광주라는 도시의 시립예술단체 단원들이 수많은 회의 끝에 저를 예술감독으로 추천했다고 들었어요.”

재일교포였던 최 감독은 광주와는 특별한 인연은 없었다. 하지만, 그는 광주를 특별한 의미를 가진 도시라고 강조했다. 87년도 국립발레단에서 발레리나로 활동할 때 무용수 70% 이상이 광주출신이었고 또 국립예술감독 시절 부예술감독으로 호흡을 맞춘 문병남씨도 광주출신이었다.

“광주출신 무용가들은 열정이 넘칠 뿐 아니라 저마다 끼가 대단하다”며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그들을 통해 예향도시 광주의 저력과 자부심을 느껴왔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앞으로 국립발레단 시절 추진했던 해설이 있는 발레를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첫 공연은 12월13일 열리는 ‘호두까기인형’ 공연이며 내년 라인업도 연말께 발표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발레가 친숙해 질 수 있도록 내년 상반기에는 매달 2차례 소극장 공연을 진행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그는 이어 “창작발레도 구상하고 있다”며 “창극단, 관현악단 등 8개의 예술단체와의 협업무대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발레는 20∼30대에 꽃을 피울 수 있는 분야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특히 30대 중반, 35세가 발레리나로서는 제일 좋은 시기다. 많은 무대가 만들어지면 단원들도 다양한 작품을 접하게 되고, 서울 등 예술단체와의 교류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생각에 단원들에게도 기회를 줄 생각이다.

“관객이 없는 공연장은 죽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관객, 시민과 교감할 수 있는 무대를 통해 광주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발레단을 만들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국민에게 사랑받는 발레단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은재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