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지자체가 기차를 활용한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코레일을 통한 전국적 홍보 뿐 아니라 대규모 관광객 유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하루 관광객이 3개월 버스 관광보다 많아=보성군은 최근 코레일 전남본부와 ‘보성군 철도관광객 유치사업’ 협약을 맺고 관광객 모집에 뛰어들었다. 기존 버스 관광 상품으로 관광객 유입 효과가 미미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서다.

보성군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26차례 버스를 이용한 관광상품을 만들었지만 고작 356명만 이용하는 ‘초라한’ 결과를 가져왔다. 올 상반기에도 4∼6월간 27차례 버스를 통한 관광객 유치에 나섰지만 정작 보성을 찾은 여행객은 152명이 전부였다.

기차를 타고 순천을 방문한 관광객들을 버스로 불러들여 보성을 찾도록 하는 새로운 여행객 모집 전략을 세운 이유다.

협약에 따라 코레일은 보성을 둘러보는 여행상품을 만들어 관광객을 모집하고 보성은 순천역∼보성 간 시티투어 버스 운영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첫 여행객 모집은 성과를 냈다.

당장, 지난 9월 13일 첫 당일치기 여행객 218명이 순천역에서 보성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녹차밭과 판소리 성지를 돌아봤다. 하루 여행객이 봄철 3개월 간 여행객보다 많은 것이다. 지역의 관광자원과 철도를 결합시킨 여행 트렌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관광지 접근성이 좋아지고 철도와 연계된 콘텐츠가 가미되면서 상품성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보성은 당일 여행상품 외에 1박 이상의 숙박 가능한 여행상품도 코레일에 요청,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들겠다는 구상이다.

◇광양·순천·곡성도 잇따라=다른 자치단체들도 코레일과 손을 잡고 나섰다. 광양시는 오는 20일 시청 상황실에서 코레일과 관광객 유치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다.

광양시는 협약을 계기로 ‘선샤인(sunshine) 5S-트레인’이라는 이름을 걸고 관광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선샤인은 광양을 상징하며 5S는 영남과 호남을 연결하는 관광열차인 남도해양관광열차(S-트레인), 광양지역의 스토리텔링(Story telling), 특수목적관광(Special interest tour), 만족할만한 콘텐츠(Satisfy contents)의 약자다. 코레일은 광양 관광명소를 포함한 여행상품을 만들어 관광객을 모집하고 광양시는 순천역에서 광양 관광지와 연계한 버스 임차료·숙박비를 지원하는 게 골자다.

광양시는 협약이 체결되면 9월 이후부터 연말까지 3500명 이상이 광양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곡성도 기차로 곡성역까지 왔다가 관광택시를 타고 곡성을 둘러보는 여행상품을 만들어 관광객을 모집중이다.

군은 코레일관광개발과 공동으로 남도해양관광열차와 곡성관광택시를 연계한 여행상품인 이른바 ‘광택열차’를 지난달부터 운영하고 있다.

수도권 여행객들을 겨냥한 상품으로 서울역에서 S-Train을 이용, 곡성역에 도착한 뒤 곡성관광택시를 타고 지역 먹거리와 즐길거리를 둘러볼 수 있도록 마련한 상품이다.

시티투어 버스 대신, 걷거나 대중교통으로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관광지를 관광택시로 구석구석 즐길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곡성군은 전문적인 문화관광교육 등을 받은 10명의 택시기사들의 구수한 입담과 주민들만 아는 숨겨놓은 장소를 찾아가는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순천도 비슷한 여행상품을 지난해부터 ‘에코열차’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순천시는 올해 7월까지 순천에서 하루 이상 머무른 관광객들에게 지원한 경비를 감안, 7875명이 순천을 찾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여수도 2억3000만원을 들여 철도관광상품을 이용, 여수를 방문한 여행객들의 숙박비와 버스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보성=김용백기자 kyb@

/광양=김대수기자 kds@

/곡성=김계중기자 kjkim@

/순천=김은종기자 e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