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공사나 저수지 축조를 담당했던 국토교통부의 수자원 관리 기능이 환경부로 이관된다.

수량은 국토부, 수질은 환경부가 담당했던 이원적 구조에서 하천·강 등 각 지역 물을 환경부가 전담하는 ‘물관리 일원화’가 추진되는 것이다. ‘물관리 일원화’가 이뤄지면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영산강환경유역청이 4대강(영산강·낙동강 일부)을 수질 위주로 관리해 녹조 문제 해결에 앞장서게 된다.

하지만, 전남지역은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어촌공사가 소유한 농업용수 확보용 저수지·보가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만큼 농림부 기능이 환경부로 이관되지 않는 한 ‘물관리 일원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영산강환경유역청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물관리 일원화’ 안에 대한 추진상황, 기대효과 등을 발표했다.

‘물관리 일원화’는 환경부가 하천·강 관련 공사부터 수질까지 우리나라 물에 관한 전분야를 담당하는 정책으로, 국토부 수자원정책국이 환경부 물환경정책국과 합쳐 종합적인 물관리 부서로 개편된다.

이미 OECD 35개 회원국 중 영국·프랑스·독일 등 23개국은 환경부서 주관으로 물관리을 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에게도 통합 물관리를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통합적인 물관리에 대한 요구는 지난 1996년 불거졌다. 1991년 부산·경남 지역민들이 식수로 사용하는 낙동강에서 페놀오염사고가 일어나고 1994년에는 낙동강 유기용제오염사고가 발생한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1996년 물관리종합대책을 수립하며 환경부가 통합적으로 물관리를 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하지만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유야무야된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물관리 일원화’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지난 5월 환경부에 지시한 데 이어 7월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했다.

그동안 국토부는 수량 확보 차원에서 댐이나 보, 저수지 등을 만들며 자연 생태계나 수질을 고려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이명박 정부에서 이뤄진 ‘4대강 사업’이다. 시간이 지나며 녹조 등 부작용이 생겼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수문을 개방해 물이 흐르도록 방류하는 방안이 떠올랐지만 국토부와 환경부의 정책이 상충하며 이견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영산강환경청 측은 환경부가 물관리를 전담했을 때의 장점으로 수질 개선, 수량 예측, 재해 대비 등을 꼽았다.

수질 개선은 녹조 발생 상황에 따라 유기적으로 죽산보·승촌보 등의 수문을 개방하고 장성댐·나주댐의 방류량을 증가시켜 일정한 수량을 확보해 수질 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 영산강환경청은 죽산보를 일시 개방해 수질·생태계 변화를 모니터링했으며 수질 개선 효과를 얻었다.

또한 수량예측은 환경부 산하 기상청의 자료를 활용해 매년 예측 강수량에 따른 농업용수 확보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된다.

재해 대비 부분에서는 화학물질안전원 등과 연계해 홍수를 비롯해 수질 오염까지 종합적인 대응체계를 꾸린다는 방침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39개 댐에서 총 60억㎥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상황에서 수질·생태복원 기능을 더할 예정이다. 또한 직강화 위주로 공사한 하천을 물이 굽이지게 천천히 흐를 수 있는 자연친화적 상태로 복원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특히 기존 광역상수도는 국토부, 지방상수도는 환경부·지자체과 관리하던 체계에서 환경부로 상수도 관리가 일원화돼 효율적인 급수가 가능하다. 예를 들면 가뭄을 겪고 있는 지자체에 인근에서 물을 끌어오는 대책을 세울 수 있게 된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 13일부터 전국 7대 광역시에서 ‘통합물관리 순회토론회’를 열고 있다. 광주에서는 오는 22일 광주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열리며 김은경 환경부장관, 윤장현 광주시장, 주승용·김경진 국회의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