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기무사령부가 5·18 관련 자료 전부를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에 공개키로 하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당시 행적과 발포 명령자, 암매장 등 미완의 과제들이 규명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무사 자료에는 그동안 기밀을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던 내용까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석구 국군기무사령관 직무대리는 최근 “민감하다는 이유로 제외했던 것을 하나도 남김없이 이번에 (특조위에) 다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두 48권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진 기무사 자료 중 1∼9권은 그동안 진행됐던 1988년 국회 청문회, 1995년 검찰 수사,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에서도 기밀을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존안자료는 작성자가 누가 뭘 했고 어떤 말을 했는지 상황 자체를 자세히 기록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5·18 당시 모든 군부대 작전·지휘·명령 체계가 나와 있을 것이다. 전두환의 광주 방문이나 발포 명령의 단초 또는 암매장 관련 직간접 정보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5월 단체들의 전망이다.

이와 함께 1980년 5월27일 도청 진압작전 후, 주둔지로 돌아간 11공수부대원들이 6월 초 일반 보병 복장으로 갈아입고 광주로 내려와 가매장한 시신의 발굴 작업을 벌였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광주일보 9월18일자 1면〉 계엄군이 시민 학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가매장한 시신을 발굴해 빼돌렸거나 더욱 깊숙이 암매장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기무사 존안자료는 이러한 모든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사실이 담겨 있을 가능성이 크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번엔 반드시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 5·18특조위는 그렇게 해서 발포 명령자와 당시 실권자인 전두환의 행적 및 암매장 여부를 밝히는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