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보내는 단서와 신호로 상황을 예측하거나 추론할 수 있다면 일상에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관찰력은 세상을 보는 방식을 훨씬 근사하게 이어준다.

20년에 걸친 야외 탐험과 6년간의 연구로 밝혀낸 자연 탐험 기술을 담은 책이 발간됐다. 여기에는 땅, 하늘, 바다, 식물과 동물 등이 알려주는 자연 현상 850가지가 망라돼 있다.

5대 대륙 원정을 이끌었고 자연 내비게이션이라는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트리스탄 굴리가 펴낸 ‘산책자들을 위한 자연수업’은 자연의 흔적들과 친해지는 법 등을 담고 있다.

땅, 하늘, 식물과 동물들은 제각기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만약 산책하는 이들이 이런 특성을 안다면 훨씬 자연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일테면 이런 것이다.

“달팽이가 껍질을 만들려면 다량의 탄산칼슘이 필요하기 때문에 연못 근처에 달팽이가 있다면 석회암 지역이라는 증거이다.”

“행성은 평규적으로 별보다 더 밝기 때문에 해 질 무렵 별보다 훨씬 먼저 볼 수 있고, 새벽에는 별보다 오래 남아 있다. 저녁 하늘에 밝은 물체가 보이지만 다른 별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면 다른 행성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또한 저자는 자연의 통찰력을 얻기 위해 인도네시아 다야 족과 특별한 도보여행을 했다. 보르네오 제도에는 200개가 넘는 부족이 살고 있다. 이들을 모두 합쳐 다야 족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일부러 현대 사회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고립된 지역에서 살고 있다. 저자가 다야 족과 함께했던 특별한 산책은 흥미롭다.

책에는 도보여행자를 위한 유용한 기법 등도 소개돼 있다. 예리한 감각에 기대는 법, 별이나 달을 이용해 남쪽을 찾는 법, 거리, 높이, 각도 계산하기 등 자연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 등이 담겨 있다.

“곤충들은 냉혈동물이라 기온의 변화에 민감하다. 귀뚜라미는 기온 변화에 시끄럽게 반응하기 때문에 온도계 대용으로 쓸 수 있다. 종마다 온도에 따라 우는 것이 다른데, 섭씨 13도에서는 1초에 한 번 우는 게 일반적이고, 온도에 따라 증가한다. 곤충의 울음소리에 익숙해지면 울음소리의 횟수가 기온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케이북·1만9800원〉

/ 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