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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 종사자 ‘면봉 검사’ 개선 의지 실종
10만여명 수치심 느끼는데 광주시·구청은 예산 타령만
식약처-질병관리본부도 “우리 업무 아니다” 핑퐁 게임

2017. 09.14. 00:00:00

10만여 광주지역 외식업종사자와 아르바이트생들이 남·여 구분없는 공동 공간에서 ‘셀프 항문면봉 검사’를받고 있어 인권침해 논란이 있다는 지적〈광주일보 7월 10·11일자 6면〉과 관련, 광주시와 5개 보건소가 개선을 약속해 놓고도 두 달여가 넘도록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특히 외식업 종사자들을 대변해야할 한국외식업중앙회는 여성회원들로부터 ‘항문면봉 검사가 수치스럽다’는 민원을 접수받고도, 묵살했다. ‘광주시에 민원을 제기해도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자체 판단에 따라 민원을 제기하지 않은 것이다. 외식업중앙회는 매년 광주시로부터 수천만원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정부의 위생 관련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본부도 서로 자신의 업무가 아니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등 ‘핑퐁게임’ 중이다.
13일 광주시에 따르면 식품위생법에 따라 2만1000여곳의 업소에서 10만여명(아르바이트생 포함)에 달하는 외식업 종사자들이 보건소에서 해마다 한차례씩 1500원을 내고 건강진단결과서(보건증)를 받고 있다.
검사과정은 대상자들이 14㎝ 길이의‘튜브 면봉’을 스스로 항문에 삽입해 채변을 묻혀 제출하면, 장티푸스 등 기타 수인성 질병 여부 등을 검진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해당 검사가 남·여 구분없는 1개층에서 공개적으로 이뤄지다보니, 여성은 물론 남성들도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
광주시와 5개 자치구도 환경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고 지난 7월 12일 ‘건강진단결과서(보건증) 발급 시스템 개선’을 주제로 회의를 여는 등 대책을 논의했지만, 아직까지 달라진 것은 사실상 없다. 기존에 있는 화장실의 1개소를 검사전용 화장실로 만들고, 화장실 문 앞에 ‘항문 면봉’ 사용 설명서를 붙인 게 전부다.
이마저도 일부 시민은 화장실 1개소를 항문검사 전용으로 지정함에 따라 검사 후 화장실을 나올 때 더 수치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임진석 광주시 건강정책과 보건기획담당은 “광주시 역시 개선 필요성을 충분히 느꼈다”면서도 “현재 예산이 없어 최소한의 조치만 취했다. 예산이 확보되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북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여·55)씨는 “담당 공무원부터 직접 항문검사를 해봤으면 한다”면서 “시민의 기본 인권조차 지키지 못하는데 무슨 ‘인권 도시’ 광주냐, 다음 선거 때 꼭 표심으로 심판하겠다”고 분노감을 드러냈다.
음식업 종사자의 고통을 대변해야할 한국외식업중앙회 광주지회도 광주시와 마찬가지로 뒷짐만 지고 있다. 이들은 매월 회원들로부터 1만원씩의 회비까지 받고 있지만, 정작 회원의 고통은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놓고 일부에서는 광주시에서 지원금을 받고, 공동으로 위생검사를 하는 등 사실상 관변단체의 성격이 강한 탓에 행정기관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광주지회는 매년 광주시로부터 자율지도활동비 명목으로 3840만원과 음식문화개선협의회의 지원금으로 180만원을 받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광주지회 윤상현 총무부장은 “수년 전부터 여성 회원을 중심으로 (항문면봉 검사과정에서)수치심을 느낀다는 민원이 많이 접수되고 있다”면서도 “보건증검사에 대해서 개선요청을 광주시에 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따로 개선을 요청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정부 관련 부처도 보건증 검사 방식의 개선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서로 책임만 떠넘기고 있다. 보건증 관리부처인 식약처 관계자는 “항문면봉검사는 질병관리본부가 담당 부처”라고 말했으며, 질병관리본부 홍보실은 “담당은 식약처 식품정책조정과”라고 설명했다.
/김한영기자 you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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