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됐다. 국회는 11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를 실시, 출석 의원 293명 가운데 찬성 145명, 반대 145명, 기권 1명, 무효 2명으로 부결 처리했다. 가결 정족수보다 찬성표가 2표 부족했다.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인사 표결이 부결되기도 이번이 첫 사례다. 이로써 지난 1월 31일 박한철 전 소장 퇴임 이후 역대 최장을 기록하고 있는 헌재소장 공백 사태는 더 장기화할 전망이다.

이 후보자 인준 부결로 새 정부 출범 이후 낙마한 인사는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김기정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등 모두 6명으로 늘었다.

이번 부결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이 김 후보자의 이념 편향성을 이유로 일찌감치 반대 입장을 정한 가운데 김 후보자가 군 동성애를 옹호했다는 기독교계 반대 여론을 의식해 국민의당에서 막판 반대표가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국회 보이콧을 철회하자마자 사상 초유의 헌재소장 인준 무산 사태가 발생,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 가까스로 정상화된 정국이 다시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리더십에 타격은 물론 책임론을 둘러싸고 후폭풍은 물론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국민의당을 비롯, 보수 야당 역시 만만치 않은 역풍에 부딪힐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임동욱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