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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기준·범위 법제화로 혼란 막아야

2017. 09.04. 00:00:00

서울중앙지법이 기아자동차 근로자들에게 지급된 정기 상여금과 중식비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해 사측에 3년치 4223억 원의 밀린 임금을 추가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판결 직후 노조 측은 ‘노동자 권리가 보호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며 환영했지만 기아차는 회사의 총 부담액이 1조 원 안팎에 달해 경영 악화가 우려된다며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정기 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와 이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할 경우 회사의 늘어나는 부담을 덜어 줄 방법을 찾을 수 있느냐였다. 판단 기준은 노사 합의나 신뢰 관계에 바탕을 둔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의 적용 여부였다.
그동안 통상임금 소송 결과는 재판부마다 판결이 엇갈렸다. 광주고법이 지난달 18일 금호타이어 노조원 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노조원 손을 들어준 1심을 깨고 청구를 기각한 것이 대표적이다. 재판부는 금호타이어의 경영 악화를 근거로 노조원들의 추가 수당 청구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반면 기아차의 경우 영업 이익과 24조 원이 넘는 사내 유보금 등을 고려할 때 통상임금을 소급 지급할 여력이 있다고 봤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통상임금은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 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해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일급·주급·월급 또는 도급 금액’을 말하지만 표현 자체가 모호하다. 법원의 판결이 엇갈리고 노사 분쟁의 씨앗이 되고 있는 이유다. 현재 통상임금 소송이 진행 중인 100인 이상 사업장만 115개에 이른다.
이에 따라 통상임금의 기준과 범위를 법률로 명확히 정하고 ‘신의칙’에 대한 세부 지침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산업계의 혼란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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