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포츠/연예
오피니언
weekend
사설
칼럼
이홍재칼럼
기자노트

경찰 수뇌부 갈등 잠재운 김부겸
김 형 호
서울취재본부 기자

2017. 08.15. 00:00:00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의 개입으로 소란은 일단 정리됐다.
김 장관의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차렷, 경례!” 구령에 맞춰 경찰 최고위 간부들이 일제히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지난 13일 경찰청에서 진행된 대국민 사과 장면이다. 논란의 당사자인 이철성 경찰청장(치안총감),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치안감·전 광주지방경찰청장)도 함께 사과했다.
국민은 최근 이 청장과 강 학교장 등 경찰 최고위 간부들이 벌이는 진실공방을 혼란스러운 심경으로 지켜봤다. 경찰 내부에서도 비난이 들끓었다. 경찰의 숙원인 ‘검찰로부터의 수사권 독립’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 시점에 내홍이 불거진 탓이다. 인터넷에선 “이런 경찰에 수사권을 줘도 되느냐?”라는 여론도 일었다. 그러나 김 장관이 등장하면서 갈등은 급속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페이스북 게시글 삭제 관련 광주일보의 최초 문제제기〈2016년 11월21일 6면〉때는 분명한 답변을 망설이던 강 학교장은 지난 7일부터 뒤늦게 작심한 듯 경찰 총수를 겨냥해 끝모를 폭로를 이어갔었다. 그런 강 학교장도 김 장관의 개입 이후 관련발언을 삼가는 모습이다. 이 경찰청장 역시 대국민 사과 이후 “엄중한 시기에 동료께 상처를 줘 송구하다”는 내용이 담긴 서신을 한 명 한 명의 경찰에 보냈다.
경찰 수뇌부의 갈등을 주무장관이 공개 질책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정부조직법상 행안부의 독립외청으로, 개별 사건에 대해 경찰은 독립적으로 수사한다. 다만, 정책과 공직기강, 경찰청장 감찰 등에 관한 사항은 행안부 장관의 지시를 받는다.
그러나 ‘법규에 명시된 장관의 권한’ 만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보는 시각은 그리 많지 않다. 경찰 안팎에서는 “김부겸의 힘이 새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는 말이 나온다. 4선 중진 의원이자 실세 장관의 힘이라는 얘기다.
특히, ‘김부겸에게서 노무현이 보인다’고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야권의 불모지,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민주당 간판을 달고 잇따라 도전하는 ‘바보스런 고집’ 탓이다.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소신발언을 하는 평소 스타일도 고려됐을 것이다.
볼썽사나운 공방을 보지 않게 됐다는 점에서 지역민은 물론 국민 상당수는 김 장관의 ‘개입’에 박수를 치고 있다.

기사 목록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