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 위민연구원 원장] 우병우, 아이히만, 그리고 인사청문회
2017년 06월 27일(화) 00:00 가가
미국 사회심리학자인 스탠리 밀 그램은 1961년 자신이 근무하는 예일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권위에 대한 복종’ 실험을 하였다. 실험자들에게는 단순히 기억력에 관한 실험이라고 하고 교사와 학생으로 역할을 나눈다. 교사는 학생이 문제가 틀릴 때 마다 전압을 올려 전기충격을 가하는 실험이다. 전압은 15v∼450v까지 30단계를 두고 학생이 문제를 틀릴 때마다 단계를 올려간다. 물론 전압의 전기는 교사에게는 비밀이었지만 실제로는 흐르지 않았고 학생에게는 실제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비명을 지르고 고통스러운 연기를 하게 한다.
마지막 전압 450v를 남겨두고 주최 측은 실험자에게 설명을 한다. 이 상태에서 버튼을 누르면 학생실험자가 죽을 수 있는 그리고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음을 말해준다. 그리고 교사에게 내가 책임을 질 테니 걱정하지 말고 버튼을 누르라고 한다. 실험이 끝나고 주최 측도 놀라운 결과가 나온다. 실험 전에는 450v까지 누를 사람이 0.1%도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결과는 65%의 실험자가 인간이 죽을 수 있는 450v의 전압까지 올린 것이다. 이 실험은 많은 사람이 권력의 권위에 순응하는 모습 즉 ‘권위에 대한 복종’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스탠리 밀 그램은 왜 사람들은 비인간적인 명령을 맹목적으로 따르는지 알고 싶었다고 한다.
히틀러 치하 독일 장교였던 아돌프 아이히만.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600만 명을 가스실과 생체실험, 심지어 장애인과 정신지체장애인 27만 명을 학살했다. 전쟁이 끝난 후 유대인 학살 전범으로 수배를 받았고 15년을 숨어 지내다 체포되어 재판을 받았다. 당시 미국 뉴요커 잡지의 특파원이었던 한나 아렌트는 이 재판 과정을 취재한 후 재판과정을 다룬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집필한다.
그리고 그 책 속에서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을 내세운다. 아이히만이 체포되었을 당시 많은 사람은 인간의 탈을 쓰고 어찌 저런 잔악한 학살을 자행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에 아이히만이 악마처럼 생겼을 거라 상상했지만 막상 아이히만을 보니 그냥 평범한 보통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는 재판과정에서 자신이 저지른 학살에 대해 그저 명령에 따랐을 뿐 잘못이 없다고 하였다.
우병우 청와대 전 민정수석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탄핵으로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는 다시 최근 두 달 만에 국정농단 사태를 방조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여전히 자신은 잘못이 없으며 공직자로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말한다. 아이히만이나, 우병우, 전기충격 실험자 이들의 공통점은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하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들은 그저 직무에 충실하고 명령권자의 명령에 복종했을 뿐이라며 잘못이 없음을 주장한다.
요즘, 문재인 정부의 인사청문회가 진행이 되고 있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가 내정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일부 몇몇 후보자들에 대해서는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협치는 없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그러나 일부 야당이 주장하는 후보자들의 부적격이 장관으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느냐의 수행능력, 그리고 정책적 대안이 있느냐의 전문성보다 후보자의 도덕성에만 집중하고 있다. 물론 야당으로서는 충분히 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청문회를 통해 국민에게 호소할 수 있고 그게 야당의 본연의 임무이다.
야당은 도덕성보다 먼저 후보자들의 과거 공직자 생활에서의 직무평가와 함께 일했던 직원들과의 인터뷰 등 후보자들의 내면을 들여 다 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동안 국회의 인사청문회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서로 반대만을 위한 반대 발목 잡기로 일관해왔다. 오죽했으면 저잣거리에서나 나올 법한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오겠는가.
필자는 참여정부 당시 진보가 도덕성만으로 승부를 보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끊임없이 해왔다. 국민은 고달픈 현실을 인내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 정치권은 민생의 본질은 외면하고 지엽적인 문제나 각 당의 당파성을 띈 이전투구를 벌여 국민과의 괴리를 가져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야당이 현재의 지지율을 반등하기 위해서는 도덕성만 가지고 잣대를 들이대는 것보다 합리적인 의심과 정책적 대안을 만들고 정국 현안을 주도할 만한 의제를 설정해 나가야 한다. 국민은 누가 장관이 되는 것보다 세상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더 관심이 많다. 또한, 도덕성보다 무능한 정권이나 악마 같은 지도자의 탄생을 더 염려하고 있다. 그게 현재의 민심이다. 정치는 민심의 바로미터에서 출발해야 한다.
우병우 청와대 전 민정수석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탄핵으로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는 다시 최근 두 달 만에 국정농단 사태를 방조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여전히 자신은 잘못이 없으며 공직자로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말한다. 아이히만이나, 우병우, 전기충격 실험자 이들의 공통점은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하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들은 그저 직무에 충실하고 명령권자의 명령에 복종했을 뿐이라며 잘못이 없음을 주장한다.
요즘, 문재인 정부의 인사청문회가 진행이 되고 있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가 내정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일부 몇몇 후보자들에 대해서는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협치는 없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그러나 일부 야당이 주장하는 후보자들의 부적격이 장관으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느냐의 수행능력, 그리고 정책적 대안이 있느냐의 전문성보다 후보자의 도덕성에만 집중하고 있다. 물론 야당으로서는 충분히 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청문회를 통해 국민에게 호소할 수 있고 그게 야당의 본연의 임무이다.
야당은 도덕성보다 먼저 후보자들의 과거 공직자 생활에서의 직무평가와 함께 일했던 직원들과의 인터뷰 등 후보자들의 내면을 들여 다 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동안 국회의 인사청문회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서로 반대만을 위한 반대 발목 잡기로 일관해왔다. 오죽했으면 저잣거리에서나 나올 법한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오겠는가.
필자는 참여정부 당시 진보가 도덕성만으로 승부를 보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끊임없이 해왔다. 국민은 고달픈 현실을 인내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 정치권은 민생의 본질은 외면하고 지엽적인 문제나 각 당의 당파성을 띈 이전투구를 벌여 국민과의 괴리를 가져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야당이 현재의 지지율을 반등하기 위해서는 도덕성만 가지고 잣대를 들이대는 것보다 합리적인 의심과 정책적 대안을 만들고 정국 현안을 주도할 만한 의제를 설정해 나가야 한다. 국민은 누가 장관이 되는 것보다 세상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더 관심이 많다. 또한, 도덕성보다 무능한 정권이나 악마 같은 지도자의 탄생을 더 염려하고 있다. 그게 현재의 민심이다. 정치는 민심의 바로미터에서 출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