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선 광주자살예방센터장]‘정신건강 복지법’ 제대로 시행하려면
2017년 06월 19일(월) 00:00 가가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이 지난 5월 30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해 5월 기존 정신보건법이 정신질환자의 인권보호와 복지증진을 위해서 정신건강복지법으로 대폭 개정되었다.
1995년 제정된 기존 정신보건법은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이 있거나 자해나 타해 위험이 있을 때, 법적인 2명의 보호자가 동의하고 1명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입원을 결정하면 환자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입원을 시킬 수 있었다.
이런 강제입원의 규정으로 인해 재산 다툼이나 가족 간의 갈등으로 정상인이나 경증 환자를 강제로 입원시키는 수단으로 악용되었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였다. 지난해 9월에는 헌법재판소가 정신보건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린 것도 재산 문제로 다툼을 벌이던 딸이 어머니의 우울증 치료 경력을 이유로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킨 사례가 계기가 됐다.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은 강제입원 절차를 까다롭게 강화하였다. 이전에는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이 있거나 자해나 타해 위험 중 한 가지만 있어도 강제입원이 가능하였지만, 이제는 두 가지 모두가 있어야만 강제입원이 가능해졌다. 전에는 강제입원시 1명의 전문의가 진단하면 입원하던 것을, 다른 정신의료기관 소속의 전문의가 추가로 진단을 내려야 2주 이상의 입원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또한 모든 강제입원은 심사를 강화하여 장기간의 입원을 제한하였다.
새로운 법 시행으로 인해 강제입원은 줄어들고 입원한 환자들의 퇴원이 늘면서, 환자들의 지역사회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지만, 준비기간이 짧았고 관련 단체와의 조율이 부족하였기 때문에 상당한 우려가 앞선다.
좋은 취지의 정신건강복지법의 실행을 위해서는 의료계의 협조가 아주 중요하다. 그런데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는 법을 시행할 전문의 인력 부족과 지역사회 서비스 인프라 부족 등을 이유로 정신건강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법 개정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국공립병원 의사 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를 다시 민간병원 전문의에게 맡기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문의는 의학적 판단만을 하고, 강제입원시 환자의 인권을 보장하는 방법으로 법원이나 준사법기관에서 입원심사를 하고 강제입원 여부를 결정하는 사법입원제도를 제안하였다.
정부는 정신의료기관에 강제입원 중인 환자의 입원 연장 여부를 판단할 국공립의료기관 소속의 전문의를 추가로 모집하고 있지만, 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민간병원 전문의가 아닌 국공립병원의 전문의가 진단할 수 있도록 더욱 더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정부는 퇴원한 환자들이 지역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기존의 보건과 복지 서비스를 연계하고, 사회복지 서비스를 확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다. 그러나 지역사회 인프라 부족으로 시행 초기에는 적지 않은 혼란이 예상된다. 법 시행 이전에도 퇴원 환자들에 대한 지역사회 인력과 시설이 상당히 부족하였는데, 여기에 더하여 새로운 환자들이 퇴원하면 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과거 미국의 탈원화 과정에서의 부작용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경우, 정신병원을 나와 사회에 적응을 못하고 거리를 돌아다녔고, 일부 환자들은 감옥에 수감되거나 정신병원보다 시설이 더 좋지 않은 요양원으로 입소하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이러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가족이 돌보기 어렵거나 무연고자가 퇴원할 경우, 환자들이 지역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집중사례관리, 주거서비스, 주간재활서비스, 직업재활서비스 등의 인프라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퇴원에 따른 지역사회서비스 수요를 미리 추정하여 현재의 지역사회 서비스를 기준으로 향후 수요공급 격차를 분석하고 이에 따른 인력, 시설과 예산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개정된 법에 대한 여러 가지 논란이 있지만 이미 법은 시행에 들어갔다. 정부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의료계나 관련단체와의 지속적인 협조가 필요할 것이다. 정신질환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정신보건법 본연의 취지를 잘 살리면서 환자의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도 보장되기를 바란다. 또한 정신질환자에 대한 지역사회에서의 편견과 낙인을 줄이고, 차별 없이 일반 시민들과 함께 어울리며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1995년 제정된 기존 정신보건법은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이 있거나 자해나 타해 위험이 있을 때, 법적인 2명의 보호자가 동의하고 1명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입원을 결정하면 환자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입원을 시킬 수 있었다.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은 강제입원 절차를 까다롭게 강화하였다. 이전에는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이 있거나 자해나 타해 위험 중 한 가지만 있어도 강제입원이 가능하였지만, 이제는 두 가지 모두가 있어야만 강제입원이 가능해졌다. 전에는 강제입원시 1명의 전문의가 진단하면 입원하던 것을, 다른 정신의료기관 소속의 전문의가 추가로 진단을 내려야 2주 이상의 입원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또한 모든 강제입원은 심사를 강화하여 장기간의 입원을 제한하였다.
정부는 정신의료기관에 강제입원 중인 환자의 입원 연장 여부를 판단할 국공립의료기관 소속의 전문의를 추가로 모집하고 있지만, 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민간병원 전문의가 아닌 국공립병원의 전문의가 진단할 수 있도록 더욱 더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정부는 퇴원한 환자들이 지역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기존의 보건과 복지 서비스를 연계하고, 사회복지 서비스를 확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다. 그러나 지역사회 인프라 부족으로 시행 초기에는 적지 않은 혼란이 예상된다. 법 시행 이전에도 퇴원 환자들에 대한 지역사회 인력과 시설이 상당히 부족하였는데, 여기에 더하여 새로운 환자들이 퇴원하면 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과거 미국의 탈원화 과정에서의 부작용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경우, 정신병원을 나와 사회에 적응을 못하고 거리를 돌아다녔고, 일부 환자들은 감옥에 수감되거나 정신병원보다 시설이 더 좋지 않은 요양원으로 입소하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이러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가족이 돌보기 어렵거나 무연고자가 퇴원할 경우, 환자들이 지역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집중사례관리, 주거서비스, 주간재활서비스, 직업재활서비스 등의 인프라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퇴원에 따른 지역사회서비스 수요를 미리 추정하여 현재의 지역사회 서비스를 기준으로 향후 수요공급 격차를 분석하고 이에 따른 인력, 시설과 예산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개정된 법에 대한 여러 가지 논란이 있지만 이미 법은 시행에 들어갔다. 정부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의료계나 관련단체와의 지속적인 협조가 필요할 것이다. 정신질환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정신보건법 본연의 취지를 잘 살리면서 환자의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도 보장되기를 바란다. 또한 정신질환자에 대한 지역사회에서의 편견과 낙인을 줄이고, 차별 없이 일반 시민들과 함께 어울리며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