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이주노동자들이 들어온 지 30여년 가까이 된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해외에 노동력을 수출하던 나라였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해 제조업 부문의 급격한 노동력 부족과 출입국 규제완화가 맞물리며 저임금의 아시아 국가 노동자들이 쉽게 대한민국으로 들어올 수 있는 문이 열리게 된 것이다.

농촌과 도시 저소득층 남성을 상대로 한 결혼이민자도 급증하면서 2016년 현재 한국국적의 귀화자와 체류외국인을 포함한 이민자는 전체인구의 4.3% 수준인 217만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로써 우리 사회는 단일민족국가임을 강조했던 과거와는 달리 놀라운 속도로 다문화국가의 반열에 올라서게 됐다.

이민자는 앞으로 더욱 늘어나 2021년에는 300만, 2025년에는 전체인구의 8% 수준인 4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추세가 유지된다면 10년 뒤면 전체 인구의 10%가 이민자로 구성된 본격적인 다문화국가 시대가 열리게 된다. 다문화국가 대한민국에서는 유럽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민자와 이민자 자녀세대의 사회통합 문제가 매우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대두할 것이다.

한국사회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급격한 고령화, 저출산 문제로 신음하고 있다. 이로 인한 성장동력 약화, 국가재정 약화에 대비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이민자 정책이 필요하다.

이민자 문제로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유럽에서 배워야 한다. 경기는 좋지만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한 독일, 스위스, 덴마크 등은 이민자에 대해 포용적이다. 반면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와 같은 신흥 국가에게 이민자는 일자리와 복지 혜택을 빼앗는 위협적 존재다. 실업률이 높은 스페인, 그리스 등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실패를 거울삼아 외국인 유입과 체류관리 및 통합정책에 필요한 기초자료 생산을 위해 이민자 체류실태 전반에 대한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통계를 만들어야 한다.

통계청에서는 이를 위해 오랜 논의를 거쳐 국내거주 이민자 관련 실태조사를 준비하고, 2016년 시험조사를 거쳐 올해부터 매년 ‘이민자체류실태 및 고용조사’를 실시하게 되었다.

이로써 통계청은 그동안 각 부처에서 비정기적이고 분산적으로 실시되어 오던 외국인 관련 통계를 체계적으로 실시·관리하여 통계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다.

2017년 ‘이민자체류실태 및 고용조사’는 23일부터 6월6일까지 15일간 실시된다.

조사대상은 국내에 91일 이상 거주하고 있는 만 15세 이상 외국인과 2012년 1월 1일 이후 한국으로 귀화한 만 15세 이상 귀화자이며, 전국적으로 1만8000명의 표본을 대상으로 한다. 우리 지역은 광주를 비롯한 전남 지역 1122명, 전북지역 598명, 제주지역 454명의 이민자가 그 대상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실태와 근무여건 등 체류 외국인 및 귀화자의 실태를 파악함으로써 외국인 체류관리와 사회통합 등 이민자 관련 정책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가 생산되어 사회통합과 국익에 보탬이 되는 이민자 정책이 수립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