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수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정책기획팀장] 혼술과 욜로
2017년 05월 10일(수) 00:00 가가
유리는 혼자서 밥 먹는 일이 좋단다. 요즘 말로 하면 ‘혼밥’. 왜에? 눈치 안 봐서 좋고, 먹고 싶은 걸 먹을 수 있어서란다. 마땅하다. 젊음이란 느낌이고 자유다. 눈치를 보면 창조는 멀어지고, 자유를 잃으면 앞날이 막막하다. 유리 아버지인 상철이 아재는 이해를 못한다. 상철이 아재는 젊은 시절 이야기를 한다. 물론 ‘내가 젊었을 때는∼’으로 시작한다. 밥 한 끼를 먹더라도 윗사람과 의논하여 무엇을 먹을지, 어디로 갈지를 정했단다. 유리는 이해하지 못한다.
민정이는 혼자서 술 먹는 일을 즐긴단다. 요즘 말로 하면 ‘혼술’. 왜에? 먹을 만큼만 먹고, 흥이 나면 몸도 흔들고 노래도 하는데 아무도 간섭하지 않아서란다. 마땅하다. 젊은 문화란 겪어보고 깨달아 즐거움으로 바꾸는 일이다. 민정이 삼촌인 명식이는 ‘미친X’이라 한다. 명식이 삼촌은 술 생각이 나면 이리저리 전화하고, 누구를 부르니 마니, 무엇이 맛있느니, 아니니 난리법석을 떤다. 물론 누가 돈 낼 것인지도 따진다. 술 한 잔이라도 어울려 마시고 떠들썩해야 술 맛이 난단다. 민정이는 갸우뚱한다.
‘욜로(YOLO)족’이라는 말 있다. ‘인생은 오직 한 번뿐’(You Only Live Once)이니까. 욜로족은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스스로 어울리는 일을 찾는다. ‘앞날’을 위해 참고 고생하지 않고, ‘지금’을 마음껏 즐기는 사람들이다. 사표 착 던지고 세계일주하기, 빌린 집이지만 사는 동안은 내 돈 들여 내 집처럼 꾸미기, 어른인데 비싼 장난감 조립하기, 맛있는 집 찾아다니며 먹기. 욜로족은 상철이 아재나 명식이 삼촌이 감히 생각조차 못할 일들을 한다.
욜로족이 아니더라도 보통 사람들은 윗사람 눈치 보느라 흥 깨지는 일 싫어한다. 윗사람 앞에서 굽실거리며 자신을 감추는 일은 직장에서만 겪어도 충분하다. 똑똑한 척하기는 쉬워도 싫은 자리에서 즐거운 척하기는 힘들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에게 자랑(질)하기는 쉬워도 눈치 보는 자리에서 헤헤거리기는 고달프다. 밥 먹고 술 먹는 자리에서까지 머리 조아릴 일 없다. 욜로족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어른들 했던 방식으로 살았다간 어른들처럼 살기 십상이다.
2009년 2NE1(투애니원)이란 걸그룹이 나오면서 ‘I don’t care’(아이 돈 캐어)란 노래를 불렀다. ‘관심 꺼’나 ‘신경 쓰지마’ 정도로 말할 수 있겠다. 하고 싶은 일 하겠다는 젊은이들의 외침이다. 짧은 치마도 눈에 거슬리는데 노랫말까지 그 모양이라며 혀를 끌끌 차는 어른들 많았다. 물론 ‘요새 것들은∼’이란 말을 빼지 않았다. 그런데 착각하지 마시라. 그게 젊음이다. 혀 차는 어른들 역시 젊었을 때 그랬다.
1590년 ‘파우스트 박사’란 희곡에 ‘케 세라 세라’라는 대목 나온단다. ‘신경 쓰지 말고 할 일이나 하셔’ 쯤의 대사란다. 400년 전에도 젊은이들은 제 맘대로 하고 싶어 했다. 우리나라에서 ‘케 세라 세라’는 노래로 더 알려졌다. 1956년 알프레드 히치콕이 만든 영화(The Man who knew too much)에서 도리스 데이가 부른 노래다. 영화에서 예쁜 배우는 피아노를 치면서 입을 쩍쩍 벌리며 ‘케 세라 세라’를 부르고, 어른들은 뜻밖에도 공손하게(?) 앉아서 듣는다. 젊은이의 노래를 가만 들어주는 어른들의 모습이 아름답기조차 했다.
멀리 가지 않아도 1970년 영국의 전설 비틀즈가 부른 ‘렛 잇 비’(let it be)가 있다. 우리말로 하면 ‘그대로 둬’, 전라도말로 하면 ‘내비 둬’ 쯤 될까. 젊음은 ‘시작’해서 부딪히고, 겪으면서 쌓아간다. 옛날의 젊은이가 그랬고, 지금의 젊은이가 그런다. 젊은이의 문화는 ‘간섭’이 아니라 격려로 자란다. 옛날의 문화가 그랬고, 지금의 문화도 그런다.
‘혼술’은 이미 중국 당나라의 이태백이 시작을 했다. 이태백의 혼술은 침이 마르도록 떠받들면서 민정이의 혼술을 야단쳐서는 안 된다. 밥은 꼭 대접을 해야 한다는 상철이 아재의 관습으로 문화는 나아가지 못한다. 술은 꼭 어울려 마셔야 한다는 명식이 삼촌의 우김질로 문화가 지켜지지는 않는다. 문화는 쉼이고, 문화는 즐거움이다. 내 쉼을 위해 남의 쉼을 간섭하고, 내 편함을 위해 남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 ‘니들이 뭘 알아?’로 톡 쏘면 문화는 깨진다. 문화판에 떠도는 격언 있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마라’고.
‘욜로(YOLO)족’이라는 말 있다. ‘인생은 오직 한 번뿐’(You Only Live Once)이니까. 욜로족은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스스로 어울리는 일을 찾는다. ‘앞날’을 위해 참고 고생하지 않고, ‘지금’을 마음껏 즐기는 사람들이다. 사표 착 던지고 세계일주하기, 빌린 집이지만 사는 동안은 내 돈 들여 내 집처럼 꾸미기, 어른인데 비싼 장난감 조립하기, 맛있는 집 찾아다니며 먹기. 욜로족은 상철이 아재나 명식이 삼촌이 감히 생각조차 못할 일들을 한다.
1590년 ‘파우스트 박사’란 희곡에 ‘케 세라 세라’라는 대목 나온단다. ‘신경 쓰지 말고 할 일이나 하셔’ 쯤의 대사란다. 400년 전에도 젊은이들은 제 맘대로 하고 싶어 했다. 우리나라에서 ‘케 세라 세라’는 노래로 더 알려졌다. 1956년 알프레드 히치콕이 만든 영화(The Man who knew too much)에서 도리스 데이가 부른 노래다. 영화에서 예쁜 배우는 피아노를 치면서 입을 쩍쩍 벌리며 ‘케 세라 세라’를 부르고, 어른들은 뜻밖에도 공손하게(?) 앉아서 듣는다. 젊은이의 노래를 가만 들어주는 어른들의 모습이 아름답기조차 했다.
멀리 가지 않아도 1970년 영국의 전설 비틀즈가 부른 ‘렛 잇 비’(let it be)가 있다. 우리말로 하면 ‘그대로 둬’, 전라도말로 하면 ‘내비 둬’ 쯤 될까. 젊음은 ‘시작’해서 부딪히고, 겪으면서 쌓아간다. 옛날의 젊은이가 그랬고, 지금의 젊은이가 그런다. 젊은이의 문화는 ‘간섭’이 아니라 격려로 자란다. 옛날의 문화가 그랬고, 지금의 문화도 그런다.
‘혼술’은 이미 중국 당나라의 이태백이 시작을 했다. 이태백의 혼술은 침이 마르도록 떠받들면서 민정이의 혼술을 야단쳐서는 안 된다. 밥은 꼭 대접을 해야 한다는 상철이 아재의 관습으로 문화는 나아가지 못한다. 술은 꼭 어울려 마셔야 한다는 명식이 삼촌의 우김질로 문화가 지켜지지는 않는다. 문화는 쉼이고, 문화는 즐거움이다. 내 쉼을 위해 남의 쉼을 간섭하고, 내 편함을 위해 남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 ‘니들이 뭘 알아?’로 톡 쏘면 문화는 깨진다. 문화판에 떠도는 격언 있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마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