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기 광주전남연구원 미래전략팀장]4차 산업혁명은 시작되었는가?
2017년 04월 28일(금) 00:00 가가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제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 유행처럼 떠돌고 있다. 그러나 정작 4차 산업혁명의 최전선인 선진국에서는 이 용어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필자가 얼마 전 방문했던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4차 산업혁명을 홍보하거나 슬로건으로 제시한 게시물 혹은 간판을 본 기억이 없다. 그저 조용하지만 치열하게 사람과 사람, 연구자와 자본가, 대학교와 기업이 때로는 경쟁하면서 때로는 한몸이 되어 앞으로 앞으로 달려갈 뿐이었다.
귀국하는 길 비행기 안에서 고전이라면 고전인 ‘토털리콜’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는 SF소설계의 거장 필립 K. 딕이 발표한 소설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사람의 기억을 저장하고 변형하는 기술, 가상현실(혹은 기억의 조작), 자율주행자동차, 행성 간 여행과 같이 지금 인구에 회자되는 여러 기술이 등장한다.
영화가 27년 전에 나왔고 소설이 51년 전에 세상 빛을 보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원작자의 선견지명이 얼마나 탁월한지 알 수 있다. 아마도 이 소설이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단지 허무맹랑한 소설가의 덧없는 상상력으로 치부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50여 년이 지난 지금, 소설에서 언급된 거의 대부분의 기술이 개발 완료 단계이거나 상용화 직전 단계에 있다.
이처럼 우리가 의식하지 않고 있는 사이에도 기술은 진보하고 있고, 그것이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우리를 이끌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러한 진보가 어제오늘 시작된 것이 아니라 50여년 전, 아니 근대문명이 탄생한 이래로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탄생을 스탠퍼드 대학교가 설립된 1891년으로 보는 미국 현지의 시각으로 보자면 4차 산업혁명은 126년 전, 증기기관으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이 끝나가던 무렵부터 이미 시작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이미 시작되었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지난해부터 정부는 물론 여러 지역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 광주와 전남에서도 자치단체와 연구기관, 대학교와 기업들이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지금도 머리를 짜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명확히 정의하기 힘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다만, 1차 산업혁명 시대를 되돌아볼 때, 전 세계적 수준의 경제체제 변화가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인공지능이니 로봇이니, 사물인터넷이니 3D프린팅이니 하는 첨단기술에만 매몰되어 대응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면, 그동안의 산업육성정책과 차별성을 찾을 수 없을 것이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할 수 없을 것이다.
기계와 인공지능이 우리 사회 전면에 등장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만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왔던 소통이 기계와 사람, 기계와 기계 사이에도 존재하는 이른바 ‘초연결’ 시대가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인간 노동력 투입이 거의 필요 없어지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길거리에는 스스로 운전하는 택시와 버스, 화물차가 넘쳐날 것이고, 공장에서는 스스로 공정을 선택하고 상호 통신으로 생산라인을 수시로 바꿔가며 자율적으로 생산하는 로봇이 제품을 생산해 낼 것이다. 필연적으로 인간 노동력 감소에 따라 일자리의 감소와 그로 인한 대다수 계층의 소득 감소로 소득의 초양극화가 연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1차 산업혁명 시기의 이른바 러다이트 운동(기계부수기)이 다시 재현될 것인가.
만약 인공지능과 로봇이 사람 대신 일을 해주되,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이윤과 소득의 상당 부분을 노동자에게 되돌려 준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러다이트 운동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사람들은 더 적은 시간을 일하고도 같은 소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남는 시간에 여가를 즐기고 인문·철학적 사고와 문화예술 활동에 시간을 투자하면서 우리 삶을 좀 더 고차원적인 영역으로 옮겨 갈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생각이 이른바 기본소득과 로봇세(稅) 논의다.
4차 산업혁명은 요즘 논의되는 최첨단 기술들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그러한 기술들이 가져올 사회적 변혁을 직시하고 그에 맞는 제도적 개혁이 뒤따라야만 풍성한 열매를 모두 나눠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드론, 사물인터넷과 같은 첨단기술을 우리 지역 산업에 접목하는 것만큼이나 우리의 미래상을 미리 예측해보고 사회적 대응 체제를 하나하나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영화가 27년 전에 나왔고 소설이 51년 전에 세상 빛을 보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원작자의 선견지명이 얼마나 탁월한지 알 수 있다. 아마도 이 소설이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단지 허무맹랑한 소설가의 덧없는 상상력으로 치부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50여 년이 지난 지금, 소설에서 언급된 거의 대부분의 기술이 개발 완료 단계이거나 상용화 직전 단계에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명확히 정의하기 힘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다만, 1차 산업혁명 시대를 되돌아볼 때, 전 세계적 수준의 경제체제 변화가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인공지능이니 로봇이니, 사물인터넷이니 3D프린팅이니 하는 첨단기술에만 매몰되어 대응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면, 그동안의 산업육성정책과 차별성을 찾을 수 없을 것이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할 수 없을 것이다.
기계와 인공지능이 우리 사회 전면에 등장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만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왔던 소통이 기계와 사람, 기계와 기계 사이에도 존재하는 이른바 ‘초연결’ 시대가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인간 노동력 투입이 거의 필요 없어지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길거리에는 스스로 운전하는 택시와 버스, 화물차가 넘쳐날 것이고, 공장에서는 스스로 공정을 선택하고 상호 통신으로 생산라인을 수시로 바꿔가며 자율적으로 생산하는 로봇이 제품을 생산해 낼 것이다. 필연적으로 인간 노동력 감소에 따라 일자리의 감소와 그로 인한 대다수 계층의 소득 감소로 소득의 초양극화가 연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1차 산업혁명 시기의 이른바 러다이트 운동(기계부수기)이 다시 재현될 것인가.
만약 인공지능과 로봇이 사람 대신 일을 해주되,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이윤과 소득의 상당 부분을 노동자에게 되돌려 준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러다이트 운동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사람들은 더 적은 시간을 일하고도 같은 소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남는 시간에 여가를 즐기고 인문·철학적 사고와 문화예술 활동에 시간을 투자하면서 우리 삶을 좀 더 고차원적인 영역으로 옮겨 갈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생각이 이른바 기본소득과 로봇세(稅) 논의다.
4차 산업혁명은 요즘 논의되는 최첨단 기술들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그러한 기술들이 가져올 사회적 변혁을 직시하고 그에 맞는 제도적 개혁이 뒤따라야만 풍성한 열매를 모두 나눠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드론, 사물인터넷과 같은 첨단기술을 우리 지역 산업에 접목하는 것만큼이나 우리의 미래상을 미리 예측해보고 사회적 대응 체제를 하나하나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