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서 중국의 한국에 대한 보복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한국인과 한국상품, 그리고 한국문화와 관광에 이르기까지 폭 넓게 자행되고 있다. 중국은 사드가 중국 본토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 때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이것은 중국의 오해와 억지 주장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글자 그대로 THAAD는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즉 종말 고고도 지역 방어장치이며 고도로 날아오는 적의 미사일을 종말단계에서 파괴하는 방어용 요격 유도탄을 의미한다.

중국은 사드에 포함되어 있는 X-band 레이더가 중국의 군사시설을 탐지하고 감시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800㎞ 안팎이어서 그 범위가 주로 한반도에 한정돼 있고 중국 군사시설에 대한 탐지는 이 레이더가 아니라 우주에 떠 있는 많은 미국의 군사 위성이나 첩보 위성에서 담당한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모순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즉 2∼3년 전 일본에 배치된 X-band 레이더는 탐지 거리가 2000㎞가 넘는데도 항의 한 마디 하지 않았다. 그리고 중국 자신은 흑룡강성에 10층 높이의 초대형 레이더를 설치 운용하고 있고 내몽고에는 탐지거리 3000㎞의 레이더를 설치해 이들 레이더로 남북한과 일본은 물론 러시아와 미국 본토까지 탐지하고 있다. 그러한 중국이 북한 방어용인 사드 배치를 놓고 화풀이를 하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부지를 제공했다고 해서 한국 보복에 나서고 있으나 정작 무기를 제공하는 미국에 대해 보복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미국이 북한의 도발시 초토화할 수 있는 항공모함까지 출격시켰지만 미국의 맥도날드 햄버거나 코카콜라를 불매했다거나 미국계 월마트를 영업 정지시키고 미국 관광을 취소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없다. 또한, 중국은 중국 내부를 샅샅이 들여다보고 있는 일본을 견제하기는커녕 한국 관광객을 일본으로 돌리고 한국상품 대신 일본상품을 사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공동 투쟁한 피로 맺어진 친구이다. 그런데 한국 제재의 일환으로 하얼빈의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잠정 폐쇄한 조치는 너무 비이성적이고 대국답지 않은 행위이다. 중국은 일본이 1937년에 30만 중국인을 무참히 도륙한 난징대학살을 다 잊었는가. 현재도 중국은 일본과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분쟁으로 적대적 대립을 하고 있는데 그러한 일본에는 눈을 감고 한국에는 보복을 하고 있다. 중국은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는 괴롭히는 소인배인가. 그렇지 않다면 사드 보복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유엔 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 1718호(2006년), 1874호(2009년), 2087호(2013년), 2094호(2013년), 2270호(2016년), 2321호(2016년)를 통해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핵실험을 규탄하였다. 그리고 모든 유엔 회원국이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 여부를 평가하기 위한 보고서를 매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전 세계가 북한의 도발을 제재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중국이 북한의 미사일과 핵실험은 감싸고 돌면서 한국의 자기 방어적인 조치에 대해 시비를 거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국은 북한의 핵 위협에도 아무런 대책 없이 가만히 있어야만 한다는 말인가. 미국의 사드 배치 대신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중국은 실질적인 큰 위협에 직면하게 되지 않겠는가. 오늘날 한반도의 전쟁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중국이 시급히 해야 할 일은 북한의 광적인 도발 행동을 막고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시키는 것이다.

중국도 이웃 국가인 한국과의 관계가 불편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도 사드 보복으로 관광 여행업계의 손해가 막심하며 롯데에 납품하던 많은 중소기업들은 도산 위기에 처하고 있고 실업자들이 양산되고 있다. 중국은 1992년 어렵사리 국교를 맺은 지 25년 되는 올해 한국과의 우호관계가 손상되고 경제협력과 민간교류가 중단되지 않도록 사드 보복을 즉각 중단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