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다보스에서는 매년 세계 경제의 발전방안 등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을 개최한다. 이 포럼은 ‘제4차 산업혁명’의 저자로 유명한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이 창립했다. 저명한 해외 학자, 기업인, 정치가 등이 모여 범세계적 경제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국제적 실천과제를 모색하는 국제 회의기구이다. 세계경제포럼은 매년 1월 연례총회(일명 다보스포럼)를 앞두고 세계 위험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데, 지난 1월 11일 발표된 ‘2017 세계 위험 보고서’를 통해 향후 10년간 세계를 위협할 3대 리스크 중 하나로 실업이 야기하는 경제적 불평등을 꼽았다. 즉 세계 경제 침체속에서 일자리 문제가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98년 IMF경제위기를 겪은 후 경제가 호전되는 듯하였으나 2008년 다시 외환위기를 겪었고, 그 후 지속된 저성장 기조 속에서 실업문제는 가장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청년실업률이 9%대를 웃돌고 있어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일자리가 없다는 것은 의식주를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일자리가 있어도 좋은 직장(Decent Job)이 아니면 결혼 등 정상적인 사회생활 유지가 어렵다는 것은 현실이다. 결혼을 못하니 출산은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렇듯 청년일자리 부족은 국가와 사회의 구성기초인 가정의 해체를 초래하고 결국은 국가 존립의 근간을 뒤흔드는 매우 중대한 문제다.

그리스와 아이슬란드는 저금리 시대 천문학적인 돈을 끌어와 호황을 누렸던 국가였다. 하지만, 2008년 세계금융위기가 닥치자 경제는 내리막을 걷게 되었고 나란히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위기상황에서 두 국가는 대조되는 청년정책(박종훈, ‘대담한 경제’)을 폈다. 그리스는 파산 위기에 놓인 은행과 대기업을 살리기 위해 복지 분야 지출을 줄이고 젊은 세대를 위한 육아와 교육예산을 삭감하는 정책을 펼쳤는데, 국가채무는 오히려 증가하고 청년세대는 부실기업과 부실은행의 빚을 짊어지게 되었다.

아이슬란드도 처음에는 공적자금을 통한 부실은행과 기업에 대한 투자를 계획했다. 하지만, 아이슬란드 국민은 이에 반대하며 냄비와 솥을 두드리며 시위를 벌였다. 이른바 ‘주방용품 혁명’이다.

국민 저항에 직면한 아이슬란드는 공적자금 투입을 철회하고, 복지정책 강화와 청년들을 위한 적극적인 노동정책 시행 등 그리스와 상반된 조치들을 취했다. 그 결과 경제위기를 극복했다. 두 국가의 사례에서 교훈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청년들이 국가 경제성장의 중요한 성장동력이라는 점이다.

광주시는 올해 지역경제 및 산업여건에 대응하는 체계적이고 실현 가능한 고용정책을 수립하여 공공부문에서 2만5000여명, 민간부문과 직업능력 개발 훈련 등을 통해 3000여명 등 모두 2만8000여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잡았다. 이에 따르면 고용률은 58.5%까지 올라간다.

특히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창업지원, 직접일자리, 인력양성, 고용서비스 등 4개 분야 31개 사업에 395억원을 투입하여 2500여명의 청년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신규 사업으로는 광주형 청년구직활동 지원사업인 ‘청년드림’, 청년창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광주청년창업펀드 조성(100억원)이 포함돼 있다.

청년세대가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사회진출에 실패하면 경제 성장동력이 될 수 없다. 국가나 지자체에서 아무리 많은 정책을 시행하고 투자해도 청년들이 의지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국가는 지속가능한 청년의 길을 열어 주어야하며, 지자체는 지역과 청년이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사회 구성원도 청년들이 괜찮은 직장을 갖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각자의 영역에서 연대하고 협력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청년들도 스스로 국가나 지자체의 중요한 자원임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자기계발과 사회참여를 통해 현재의 경제위기 극복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 미래 최고의 자원은 청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