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3일 만에 인양된 세월호에서 미수습자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됐다. 그 차가운 물속에서 3년 세월을 어찌 견뎠을까. 발견 소식이 전해진 어제 오후, 미수습자 가족들은 또다시 설움에 복받쳐 목메어 울었다. 3년간 기다려 온 미수습자 9명의 가족들과 희생자 유족들의 생채기 난 가슴을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해양수산부 세월호 선체인양추진단은 어제 오전 11시25분쯤 목포 신항으로 이동하기 위한 준비 작업 중 현장 근무 인력이 반잠수식 선박 갑판 위에서 미수습자로 추정되는 4∼18㎝ 크기의 유골 6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된 유골은 인근 병원으로 운구됐는데 유전자 감식에는 2∼3주가 소요될 전망이라고 한다.

세월호 침몰 미수습자는 안산 단원고 학생 조은화 양(2-1반), 허다윤 양(2-2반), 남현철 군(2-6반), 박영인 군(2-6반), 고창석 선생님, 양승진 선생님과 일반인 권재근 씨, 권혁규 군, 이영숙 씨 등 총 9명이다. 해수부는 2014년 10월28일 단원고 여학생 황지현 양의 시신을 수습한 뒤 그 이후로는 한 명도 찾지 못했다.

세월호 선체를 우여곡절 끝에 인양한 첫째 목적은 9명의 미수습자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이었다. 그동안 미수습자 가족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 속에서 세월호가 수면 위로 떠오를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을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미수습자 수색은 한 점 허점이 없도록 진행돼야만 한다. 이제 세월호를 온전하게 옮기는 데 만전을 기함과 동시에 침몰 해역의 미수습자 수습과 증거품·유류품 수거에도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참사 미수습자를 하루빨리 가족의 품에 안기게 하는 일은 우리가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들을 온전하게 수습하는 것이야말로 유가족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보듬는 일이며, 정부와 사회가 마땅히 해야 할 최소한의 책무이기도 하다. 이제 선체 이동 과정에서 나머지 시신이 유실되지 않도록 하는 대책도 철저히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