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본래 일정보다 빠른 ‘장미대선’이 결정됨에 따라 대한민국을 이끌 새로운 지도자가 누가 될지 온 국민의 관심이 지대하다. 이미 몇 개월 전부터 각 정당과 소속 후보자들은 세력 확산에 힘을 쏟고 있으며, 지지표 획득을 위해 지역을 방문하고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발맞추어 각 지역들도 자체적인 대선 공약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 기회에 지역의 미래발전을 선도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몇 개월 전부터 광주전남연구원과 함께 대선 후보자에게 바라는 지역 대선공약을 발굴하였다. 그동안 지역의 미래 발전을 선도하는 공약 발굴을 위해 워크숍, 권역별 시도민토론회 그리고 각계 전문가들과 논의 과정 등을 거쳐 최근 지역 공약과제를 발표했다. 시대적 여건 변화와 지역발전 전략 등을 반영한 국가와 지역발전의 밑거름이 되는 광주, 전남발전 프로젝트를 발굴하여 19대 대선공약과제로 제안하였다.

광주는 친환경자동차·에너지 선도도시 구축, 4차 산업혁명시대 신성산업 중심도시 조성(5대 과제), 45억 아시안인의 문화예술 창의도시 조성(4대 과제), 지역통합과 통일시대의 거점도시 조성(3대 과제), 사람중심의 휴먼시티 인프라 구축(3대 과제), 5·18 민주화운동 진실 규명과 정신계승 등의 과제를 제안했다.

전남은 동북아 해양수산·관광산업 국내선도지구 지정, 글로벌 에너지신산업 클러스터 구축, 무안 국제공항 서남권 거점공항 육성, 서울-제주 고속철도 건설, 첨단ICT 융복합 농업단지 조성 등 20대 핵심과제와 지역발전 분야별 32대 정책과제를 제안하였다. 특히 이번에는 한뿌리인 광주전남의 상생 발전을 위해 경제, 문화, 생활공동체 부문의 공동공약 7대과제도 제안했다.

이번에 제시한 공약은 단순히 지역적 한계를 넘어 국가적, 글로벌적 성격을 갖는 사업에 초점을 둠과 동시에 지역 미래방향을 설정하고 여기에 부합한 과제를 발굴해 진정 지역과 국가가 상생하는 과제를 선정하였다. 따라서 이번에 제안된 지역공약과제에 대한 후보자들의 관심과 자세는 이전 대선과는 분명 차이가 있어야 한다. 제안된 과제 하나하나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을 갖고 후보자들이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과거 대선공약에 대한 이행 실태를 보면 지키는 공약이 아닌 ‘공약’(空約)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4년 동안 광주지역 대선공약 이행률은 14.5%대에 머물렀다. 1건만 완료됐을 뿐이며, 아예 손도 못 댄 사업도 6개에 이른다. 이전 정부의 공약 이행률이 낮은 것은 대선 당시 공약 실행을 위한 구체적 계획이 없었으며, 공약 이행 의지가 부족했던 것이다.

대통령 당선을 위해 인기 있는 과제를 제안하고, 지역에 와서는 이 과제를 분명히 추진하겠다고 목소리 높이지만 정작 당선되면 언제 그랬는가 식의 경우가 허다하게 많았다. 국가의 재정문제, 지역간 형평을 고려하는 등, 여러가지 이유는 있겠지만 무책임으로 인해 지역민의 마음은 상하고, 지역이 바라는 발전은 거품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19대 대선부터는 과거의 잘못된 행태를 버리고 실제로 추진할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해 주기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역이 머리를 맞대고 제안한 지역 제안 공약에 대한 후보자들의 의견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일방통행이 아닌 상호 협력의 자세를 가진 후보자들의 진정성 있고 실체적인 의지와 계획을 지역민들은 바란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19대 대선을 맞이하여 각 정당과 대선 후보자들은 광주전남 지역민의 목소리에 대한 신속한 응답이 있어야 한다. 지역민들의 바람이 무엇인지를 알고 지역과 국가의 미래 청사진을 제대로 밝히는 후보에게 우리 시도민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