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일자리 나눔, 대선주자들이 답할 차례다
2017년 03월 20일(월) 00:00 가가
“새 정부가 좋은 일자리 확대,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처우개선에 나선다면… 노동자들도 노동시간 단축 등을 통해 일자리와 임금을 나눌 수 있다.”
지난 14일, 조상수 전국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이 내놓은 제안이다. 언론보도를 보면서 믿기지 않아 거듭 알아봤다. 사실이었다. 감히 나는 생각했다. 대통령 탄핵에 버금가는 뉴스라고. 탄핵이 낡은 것을 청산하는 혁명이었다면, 공공운수노조의 제안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혁명의 시작이라고 보았다.
이제 ‘사용자’가 답할 차례다. 한국철도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지하철공사, 국민연금공단 등이 소속돼 있는 공공운수노조의 ‘사용자’는 정부다. 공공운수노조의 제안에 답을 해야 할 가장 실질적인 주체는 대선주자들일 수밖에 없다.
최근 민주노총은 ‘연 1800시간 노동시간 상한제’를 대선 정책과제로 내놓았다. 한국노총도 “노동시간을 줄여 일자리 60만 개를 창출하자”고 제안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시간외 근무를 폐지하고 노동시간을 주 40시간으로 단축하자”는 구체적인 안을 내놓으면서 ‘임금 감소’를 감내하겠다는 뜻까지 밝혔다.
한국의 장시간 노동은 심각한 수준이다. OECD 평균 연간 1766시간보다 347시간 많은 2113시간 동안 일한다. 사용자와 정규직 노동자 간 ‘담합적 갈등’의 결과다. 사용자는 추가고용을 회피하고 노동시간 연장과 비정규직 남용으로 인건비를 절약했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임금총액의 상승을 수용하면서 장시간 노동을 받아들였다.
그 결과 동일노동을 하고도 임금차이가 최대 5배까지 나는 심각한 수준의 ‘노동의 양극화’가 발생했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저녁이 없는’ 팍팍한 삶을 감내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여건은 사회적 연대의 기반을 깨뜨리고 시민적 참여의 기회를 박탈한다. 장시간 노동은 사회를 파괴한다.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두 개의 과제가 있다. 첫째는 일자리 창출, 둘째는 기왕에 있는 일자리의 개선이다. 저성장 시대에 일자리 창출은 쉽지 않다. 일자리 개선은 사용자가 감당해야 할 비용이 상대적으로 커 사용자 측의 수용이 어렵다.
노동시간을 단축하면 일자리는 자연스레 ‘창출’된다. 문제는 ‘개선’이다. 정규직 노동자가 임금총액 기득권을 포기하고 만들어 낸 신규일자리를 사용자가 저임금·비정규직 등 열악한 일자리로 채울 가능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공운수노조의 제안이 현실화되려면 노동계의 ‘나눔’에 상응하는 사용자의 ‘나눔’이 뒤따라야 한다. 그래서 이를 의논하고 결정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 테이블이 꼭 필요하다.
노동계가 임금 삭감을 수용하면서 노동시간 단축을 제안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제안 주체가 공공운수노조라는 점에서 실현가능성도 높다. 노·사·정이 만나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과를 이끌어야 하는데 이 경우 ‘사=정’이다. 합의를 위한 논의 테이블이 훨씬 간결한 것이다.
공공운수노조와 정부가 합의하면 청년 정규직 일자리 5만3000개가 나온다. 주 40시간 근무제를 실질적으로 적용하거나, 52시간 상한제를 전면 도입하면 최대 77만개의 일자리가 생긴다.(‘노동시간 실태와 단축방안’-노동사회연구소 2017.1.) 현재의 산업기반을 그대로 두고 법과 제도에 변화만 주어도 일자리 문제를 상당한 수준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적정노동시간이 보장된 좋은 일자리는 ‘먹고 사는’ 문제 이상의 파급효과가 있다. 나눔을 통한 일자리는 연대와 참여의 기반을 넓혀 사회를 생동감 있고 따뜻하게 만든다. 파괴된 사회를 재생시킬 수 있다. 기업이 부담하는 추가 비용은 내수 확대로 상쇄될 수 있다.
공공운수노조의 제안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국내외 사례가 있다. 1980년대에 네덜란드는 노·사·정 합의한 ‘바세나르 협약’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실현했다. 1990년에 한국의 유한킴벌리는 3조2교대를 4조2교대로 바꿔 일자리를 늘렸다. 2000년대 독일의 폭스바겐사의 노·사는 신규공장 임금을 ‘적정임금’으로 합의해 고용을 늘렸다.
‘장미꽃 대선’에 뛰어든 각 정당과 주자들은 공공운수노조의 제안을 ‘무조건’ 수용해 사회적 합의 테이블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적용 범위를 민간부문까지 넓힐 궁리를 해야 한다. 나는 이 작업에 열정적인 대권주자를 지지해야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여기에 한국사회의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조상수 전국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이 내놓은 제안이다. 언론보도를 보면서 믿기지 않아 거듭 알아봤다. 사실이었다. 감히 나는 생각했다. 대통령 탄핵에 버금가는 뉴스라고. 탄핵이 낡은 것을 청산하는 혁명이었다면, 공공운수노조의 제안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혁명의 시작이라고 보았다.
최근 민주노총은 ‘연 1800시간 노동시간 상한제’를 대선 정책과제로 내놓았다. 한국노총도 “노동시간을 줄여 일자리 60만 개를 창출하자”고 제안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시간외 근무를 폐지하고 노동시간을 주 40시간으로 단축하자”는 구체적인 안을 내놓으면서 ‘임금 감소’를 감내하겠다는 뜻까지 밝혔다.
그 결과 동일노동을 하고도 임금차이가 최대 5배까지 나는 심각한 수준의 ‘노동의 양극화’가 발생했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저녁이 없는’ 팍팍한 삶을 감내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여건은 사회적 연대의 기반을 깨뜨리고 시민적 참여의 기회를 박탈한다. 장시간 노동은 사회를 파괴한다.
노동시간을 단축하면 일자리는 자연스레 ‘창출’된다. 문제는 ‘개선’이다. 정규직 노동자가 임금총액 기득권을 포기하고 만들어 낸 신규일자리를 사용자가 저임금·비정규직 등 열악한 일자리로 채울 가능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공운수노조의 제안이 현실화되려면 노동계의 ‘나눔’에 상응하는 사용자의 ‘나눔’이 뒤따라야 한다. 그래서 이를 의논하고 결정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 테이블이 꼭 필요하다.
노동계가 임금 삭감을 수용하면서 노동시간 단축을 제안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제안 주체가 공공운수노조라는 점에서 실현가능성도 높다. 노·사·정이 만나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과를 이끌어야 하는데 이 경우 ‘사=정’이다. 합의를 위한 논의 테이블이 훨씬 간결한 것이다.
공공운수노조와 정부가 합의하면 청년 정규직 일자리 5만3000개가 나온다. 주 40시간 근무제를 실질적으로 적용하거나, 52시간 상한제를 전면 도입하면 최대 77만개의 일자리가 생긴다.(‘노동시간 실태와 단축방안’-노동사회연구소 2017.1.) 현재의 산업기반을 그대로 두고 법과 제도에 변화만 주어도 일자리 문제를 상당한 수준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적정노동시간이 보장된 좋은 일자리는 ‘먹고 사는’ 문제 이상의 파급효과가 있다. 나눔을 통한 일자리는 연대와 참여의 기반을 넓혀 사회를 생동감 있고 따뜻하게 만든다. 파괴된 사회를 재생시킬 수 있다. 기업이 부담하는 추가 비용은 내수 확대로 상쇄될 수 있다.
공공운수노조의 제안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국내외 사례가 있다. 1980년대에 네덜란드는 노·사·정 합의한 ‘바세나르 협약’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실현했다. 1990년에 한국의 유한킴벌리는 3조2교대를 4조2교대로 바꿔 일자리를 늘렸다. 2000년대 독일의 폭스바겐사의 노·사는 신규공장 임금을 ‘적정임금’으로 합의해 고용을 늘렸다.
‘장미꽃 대선’에 뛰어든 각 정당과 주자들은 공공운수노조의 제안을 ‘무조건’ 수용해 사회적 합의 테이블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적용 범위를 민간부문까지 넓힐 궁리를 해야 한다. 나는 이 작업에 열정적인 대권주자를 지지해야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여기에 한국사회의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