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대학에서 헌법을 강의해 온 필자는 요사이 크게 보람을 느낀다.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으로 대통령직을 상실한 것을 계기로 헌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아마도 지난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최근 30년 사이에 가장 높은 관심인 것 같다.

헌법의 정의는 다양하나 일반적으로 ‘헌법이란 국가의 근본규범으로 국가의 통치구조의 원리를 규정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국가의 최고법이며 기본법’이라고 한다.

우리 헌법은 전문, 제1장 총강, 제2장 국민의 권리와 의무(기본권), 제3장 국회, 제4장 정부, 제5장 법원, 제6장 헌법재판소, 제7장 선거관리, 제8장 지방자치, 제9장 경제, 제10장 헌법 개정 그리고 부칙으로 나누어 규정되어 있다.

이 중에 대표적인 조문 하나를 보면, ‘제1조 제 ①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제 ②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이다. 헌법 학자들은 우리 헌법의 기본 원리로 국민주권의 원리, 자유민주주의 원리, 기본권 존중주의, 법치국가 원리, 사회국가원리, 문화국가원리, 권력분립원리, 국제평화주의 등을 들고 있다.

또한 통치구조와 원리에 관한 규정은 모두가 제2장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한다.

필자는 수십 년 동안 강의 시간에 학생들에게 ‘헌법의 조문 하나하나는 마치 교회의 성경 말씀 이상으로 무게를 가지고 있으며, 전 국민(시민)은 반드시 배우고 읽히고 실천해야 할 교양 필수 과목’이라고 강조해 왔다. 단순히 조문의 뜻이나 관련 이론을 가르치는데 그치지 않고, 마치 국민 계몽운동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우리 헌정사와 현실, 그리고 앞으로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힘주어 가르쳤다.

그래서 수십 년 전부터 강조해 온 것들이 지금 와서 국가·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어 논의되고 하나씩 실현되는 것을 보면서 큰 만족은 아니지만 보람을 느낀다.

요사이 우리 시민들에게 헌법의 정신과 그 내용을 가장 많이 알리고 있는 사람은 헌법학자나 헌법재판소가 아니고 아이로니컬하게도 개그맨 김제동씨 인 것 같다. 그의 말처럼 자기는 ‘전문대밖에 못 나왔고 법학 전공자도 아닌 연극영화과 출신’인데도 그의 헌법전파력은 대단하다.

수만 명이 모인 군중집회에서 헌법 제1조 ①항 ②항을 외치고, 심지어 어떤 집회에서는 헌법 제1장 총강 제2장 국민의 권리 (기본권) 조항을 거의 모두 외치면서 현실을 지적하고 비판하며 시민들을 계몽한다. 이를 본 필자는 강의실에서 강의만 하는 것이 부끄러워 최근에는 ‘우리헌법읽기국민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우리헌법읽기국민운동’ 이라는 단체에서 만들어 보급하고 있는 ‘손바닥 헌법책’ 수 백권을 구입(큰 돈이 필요하지는 않음)해서 주위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자 맨 끝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헌법대로 하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대로 하자! 모든 국민은 인간답게 살 권리를 가지며,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헌법대로 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