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수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장]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한국은행의 고민
2017년 03월 16일(목) 00:00 가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미 연준)의 옐런 의장이 고용, 물가 등이 예상과 부합할 경우 3월 중 정책목표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신호를 강하게 내보냈다. 70%가 넘는 시장 전문가들은 올 한해 정책목표금리가 0.25%p씩 3번 이상 인상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 국내 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은 미국 경제가 장기간의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의미하므로 세계경제의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인데 왜 시장에서는 두려운 기운이 감도는 것일까.
1970년대 이후 글로벌 유동성의 증가와 자본이동의 자유화로 고성장을 지속하는 신흥시장국 경제에 많은 자본이 유입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유입된 자본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급격하게 유출되는 경향을 보여 왔다. 1980년대초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긴축정책(금리 인상)을 펴자 중남미 국가에서 급격하게 자본이 빠져나갔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내수 과열과 경상수지 적자 등으로 자본 회수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급격한 자본 유출과 이에 따른 외환위기로 연결됐다.
이처럼 국제투자 자본이 빠르게 유출되는 것은 신흥시장국이 국제무역거래에 있어 미국 달러와 같은 결제통화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비기축통화를 보유한 나라라는 데 근본 원인이 있다. 국제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비기축통화국가에 투자한 돈은 국제금융시장 불안 시 미 달러 등으로 쉽게 바꿀 수 없다는 점에서 유동성이 크게 떨어진다. 그래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지 못하는 신흥시장국은 외환위기에 취약하게 된다. 또한 신흥시장국은 정치, 사회적 불안정성 등으로 채무를 변제하지 못할 위험도 높은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제투자자들은 미국 등 기축통화국가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에 비해 더 높은 수익, 즉 추가적인 프리미엄을 신흥시장국에 요구하게 된다. 기축통화국가의 금리에 추가적인 리스크 프리미엄을 얹어 주어야 신흥시장국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래서 만약 미국 금융시장에서 금리가 상승할 때 신흥시장국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경우 투자 매력이 약화되어 투자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신흥시장국가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거나 경제여건이 악화될 경우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거나 투자를 줄이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미 연준의 금리인상 시사에 우리나라 금융시장과 언론에서는 우려를 표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멀지 않았다고 예상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정책목표금리가 0.50∼0.75%이고 우리나라는 1.25%이니 한국은행이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몇 개월 정도에 불과하다는 생각인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와 미국의 정책목표금리가 역전된다 하더라도 우리와 비슷한 처지의 국가와 비교하여 경제적 기초가 양호하면 자본유출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줄어든다면 자본유출이 늦추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 해서 한국은행이 꼭 올려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상이 우리나라 정책금리가 최대로 낮아질 수 있는 수준(실효하한)을 상승시키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독자적인 정책 영역, 즉 정책 공간(policy space)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한 미국 등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움직임, 사드 문제 등과 연계된 한·중간의 갈등,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은 한국은행의 정책 공간을 줄이는 요인들이다.
만약 경기회복의 모멘텀이 강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가 상승하면 부채가 과다한 한계가구 등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다행히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을 중심으로 다소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면 금리가 다소 상승하여도 견딜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또한 가계부채 규모를 잘 조정해 나간다면 금리 상승에 의해 시스템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국내의 정치적 혼란 상황이 정치적 리더십의 확보 등으로 빠른 시간 내에 정리되어야 하며 정책당국자들은 집단지성을 잘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현재의 난국을 풀어나가야 한다. 이것은 한국은행에게 정책 공간을 넓혀주어 국내경기 및 가계의 채무부담 문제에 보다 집중하게 만드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미 연준의 금리인상 시사에 우리나라 금융시장과 언론에서는 우려를 표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멀지 않았다고 예상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정책목표금리가 0.50∼0.75%이고 우리나라는 1.25%이니 한국은행이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몇 개월 정도에 불과하다는 생각인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와 미국의 정책목표금리가 역전된다 하더라도 우리와 비슷한 처지의 국가와 비교하여 경제적 기초가 양호하면 자본유출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줄어든다면 자본유출이 늦추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 해서 한국은행이 꼭 올려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상이 우리나라 정책금리가 최대로 낮아질 수 있는 수준(실효하한)을 상승시키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독자적인 정책 영역, 즉 정책 공간(policy space)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한 미국 등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움직임, 사드 문제 등과 연계된 한·중간의 갈등,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은 한국은행의 정책 공간을 줄이는 요인들이다.
만약 경기회복의 모멘텀이 강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가 상승하면 부채가 과다한 한계가구 등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다행히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을 중심으로 다소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면 금리가 다소 상승하여도 견딜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또한 가계부채 규모를 잘 조정해 나간다면 금리 상승에 의해 시스템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국내의 정치적 혼란 상황이 정치적 리더십의 확보 등으로 빠른 시간 내에 정리되어야 하며 정책당국자들은 집단지성을 잘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현재의 난국을 풀어나가야 한다. 이것은 한국은행에게 정책 공간을 넓혀주어 국내경기 및 가계의 채무부담 문제에 보다 집중하게 만드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