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형 아시아문화원 융복합콘텐츠개발팀장] 가상현실! ‘속느냐 속이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2017년 02월 24일(금) 00:00 가가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에 관한 정보와 통계들이 갑자기 많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문화콘텐츠 시장에서 VR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이에 맞춰 문화시장과 정부 각 부처에서도 VR 산업에 매년 수백억의 예산을 투자하고 하고 있다.
최근 모바일 정보처리 장치가 고성능화되면서 VR이라고 하면 바로 고글형태의 HMD(Heda Mount Device) 시각 정보 처리 장치를 활용한 콘텐츠가 떠오르게 된다. 더 나아가 시각적으로만 체험자의 현실 인지 과정(의식)을 속이는 HMD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사운드(귀), 냄새(코), 움직이는 의자(몸) 장치들을 부가적으로 개발하여 HMD에 연동시키는 가상공간 시스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제 VR 산업의 개발과제는 인간이,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인간의 감각기관(눈·귀·코·입·피부)이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무한한 정보를 처리하는 인식기관(뇌)을 얼마나 잘 속이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감각기관에서 지각하는 세계의 정보량과 뇌가 처리하는, 혹은 좋아하는 정보의 가치가 선형적으로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초고용량의 정보가 감각기관을 아무리 속여도 뇌(의식)를 속이기는 쉽지 않다. 또는 정보를 처리하는 장치가 아무리 고성능이거나 경량화·투명화 되어도 뇌가 원하는 정보가 아니면 불편해 한다.
따라서 가상현실을 둘러싼 문제는 단순히 장치와 콘텐츠의 문제가 아니라 몸-세계-뇌의 간극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헛된 감각, 인식과 그로 인한 가상과 또 그로 인한 집착, 그래서 번뇌로부터 벗어나 행복한 피안의 현실에서 살아가자는 불교의 핵심 경전 반야심경에는 ‘속거나 속이거나’의 강도가 언급되어 있다. ‘무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는 모든 시작이 인간의 감각기관과 인식기관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고, 그 자체가 본디 고정된 그 무엇(有) 이 아니고 계속 변화하는, 실체가 없는 ‘무’(無)’라는 것을 항상 기억하라는 것인데, VR과 관련해서는 ‘안이비설신의’의 그 순서가 중요하다.
즉 눈, 귀, 코, 입, 몸 그리고 의식의 순서는 자극에 가장 민감한 감각기관의 순서이며, 거꾸로 말하자면 의식을 속이는 것이 가장 어렵고, 눈을 속이는 것이 가장 쉽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문화예술콘텐츠의 경우 창작자와 제작자들은 자신의 의도(그것이 세계의 본질이든, 자본의 재생산이든)한 바를 향유자에게 가장 빠른 방법으로 전달하고자 주로 시각적 재현 도구를 활용해 왔다. 디지털 ICT 기술에 의해 대량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이전에도 가장 성공적인 VR은 무성영화라는 매체였다. 현재는 VR 체험의 몰입경험 충격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영화의 몰입강도는 상대적으로 작아졌다고 느껴지지만, 1895년 파리의 르 그랑 카페 뤼미에르 형제에 의해서 상영된 최초의 영화 ‘시오타 역에 도착하는 기차’에서 기차가 다가오는 장면에 관객들이 놀라서 밖으로 뛰쳐나왔다는 과장된 기사도 있다.
그러나 최초의 영화 매체는 1870년대 미국의 토마스 에디슨이 발명한 1인용 영화 감상장치 ‘니콜로디언’이었다. 100년전의 상황과 현재 VR 개발 상황이 유사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시사하는 바가 있다. 에디슨의 영화는 HMD와 유사한 개인용 장치라 볼 수 있고, 뤼미에르의 영화는 최근 다시 개발이 시작된 대규모 큐브형 건축가상공간 장치이다. 주로 유니버셜 등 영화를 기반으로 하는 테마파크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상공간이다. 가상공간 구현에 관한 과학기술력이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과거와 현재의 기술력을 단순 비교해서는 안되지만, 가상공간체험을 둘러싼 에디슨과 뤼미에르의 대결이 시사하는 바는 안이비설신의 각각의 요소들을 개발하여 인간의 의식을 속이는 부분적 요소들의 결합 장치들과 몸 전체의 감각기관을 동시에 총체적으로 속이는 큐브형 가상공간 시스템 개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그 결과가 아직 예측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HMD형 VR과 큐브형 VR중 어느 쪽이 인간(의식)을 완벽하게 속이게 될지 아직까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대규모 예산이 중장기적으로 투여되는 창조산업 분야에서는 결과가 궁금할 것이다. 이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제작센터에서는 두 가지 VR 환경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작년부터 시작된 HMD기반의 VR 체험 박물관 콘텐츠(가칭 디지털 헤리티지 박물관) 개발이 올해 말 2단계 시연 예정이며, 5월에는 내셔널지오그래픽스와의 협업으로 개발중인 큐브형 우주 체험 가상공간(가칭 Waking Tru Cosmos) VR시연이 계획되어 있다. VR산업의 두 미래를 한 자리에서 예측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최근 모바일 정보처리 장치가 고성능화되면서 VR이라고 하면 바로 고글형태의 HMD(Heda Mount Device) 시각 정보 처리 장치를 활용한 콘텐츠가 떠오르게 된다. 더 나아가 시각적으로만 체험자의 현실 인지 과정(의식)을 속이는 HMD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사운드(귀), 냄새(코), 움직이는 의자(몸) 장치들을 부가적으로 개발하여 HMD에 연동시키는 가상공간 시스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제 VR 산업의 개발과제는 인간이,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인간의 감각기관(눈·귀·코·입·피부)이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무한한 정보를 처리하는 인식기관(뇌)을 얼마나 잘 속이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초의 영화 매체는 1870년대 미국의 토마스 에디슨이 발명한 1인용 영화 감상장치 ‘니콜로디언’이었다. 100년전의 상황과 현재 VR 개발 상황이 유사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시사하는 바가 있다. 에디슨의 영화는 HMD와 유사한 개인용 장치라 볼 수 있고, 뤼미에르의 영화는 최근 다시 개발이 시작된 대규모 큐브형 건축가상공간 장치이다. 주로 유니버셜 등 영화를 기반으로 하는 테마파크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상공간이다. 가상공간 구현에 관한 과학기술력이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과거와 현재의 기술력을 단순 비교해서는 안되지만, 가상공간체험을 둘러싼 에디슨과 뤼미에르의 대결이 시사하는 바는 안이비설신의 각각의 요소들을 개발하여 인간의 의식을 속이는 부분적 요소들의 결합 장치들과 몸 전체의 감각기관을 동시에 총체적으로 속이는 큐브형 가상공간 시스템 개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그 결과가 아직 예측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HMD형 VR과 큐브형 VR중 어느 쪽이 인간(의식)을 완벽하게 속이게 될지 아직까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대규모 예산이 중장기적으로 투여되는 창조산업 분야에서는 결과가 궁금할 것이다. 이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제작센터에서는 두 가지 VR 환경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작년부터 시작된 HMD기반의 VR 체험 박물관 콘텐츠(가칭 디지털 헤리티지 박물관) 개발이 올해 말 2단계 시연 예정이며, 5월에는 내셔널지오그래픽스와의 협업으로 개발중인 큐브형 우주 체험 가상공간(가칭 Waking Tru Cosmos) VR시연이 계획되어 있다. VR산업의 두 미래를 한 자리에서 예측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