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기 광주시 공원녹지과장] 산불 예방 실천이 그렇게 힘든가요
2017년 02월 16일(목) 00:00 가가
‘입춘’(立春)은 24절기 가운데 첫 절기이다. 1년을 24절기로 나누어 절기마다 날이 춥고, 덥고, 밤이 길고, 짧고, 날씨와 시간의 변화를 알아 볼 수 있도록 선인들이 만들어 사용해 왔었다. 기후를 예측하는 것이 필수였던 농경사회에선 매우 중요한 생활 조건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입춘방을 대문이나 기둥에 붙였다. “봄이 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일어난다”는 내용이다. 일 년 동안 대길(大吉) 다경(多慶)하기를 기원하던 입춘방 풍속은 지금도 이어져오고 있다.
녹지분야에 몸담은 공무원들에게 봄은 ‘비상 사태’의 연속이다. 산불 때문이다. 긴긴 세월 녹지직에 몸담아 온 죄(?)로 하루도 편히 보낸 적 없다. ‘봄의 전령사’인 복수초가 눈 속에 피어나, 산벚꽃이 무등산 정상 8부 능선까지 오르는 5월이 다 갈 때까지 노심초사의 연속이다.
최근 칠레에서 산불이 나 서울시의 10배에 달하는 면적이 불 타 이재민 7422명과 11명이 사망하고 1624채의 가옥이 불에 타 3억3000만 달러(3823억원)의 재산피해를 입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산림을 조성하고 지키는 직업을 가진 나는 남의 일 같지 않아 가슴이 아팠다.
최근 광주시 산불 현황을 보면 10년간 연평균 5.7건이 발생하여 산림 1.93ha가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3∼4월인 봄철에 발생건수의 66.6%인 38건과 피해면적의 69%인 13.34ha가 집중되고 있다.
봄은 우리에게 희망과 새로운 활력을 준다. 대지에도 새 생명의 싹이 돋아나고 있다. 봄은 아직 차가운 바람결을 느끼면서 산에 올라 자연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기다. 산을 사랑하고 아끼면서 즐겨 찾는 시민들 각자가 산불조심에 앞장서야 새싹이 움트고 온갖 꽃들이 만발하는 봄의 산을 시민 모두가 함께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산에 오르는 것은 맑은 공기만을 호흡하기 위해서는 아니다. 산길에 소담하게 피어나 수줍게 흔들리는 야생화의 생동감을 느끼는 것도 묘미지만, 새들의 노랫소리를 듣는 즐거움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지구 환경문제를 일깨운 레이첼 카슨은 저서 ‘침묵의 봄’에서 봄은 왔지만 새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는 봄을 얘기했다. 숲을 지키는 노력을 게을리한다면 언젠가는 새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경고다.
우리의 숲은 미래 세대들에게 잠깐 빌려와 일시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숲의 나무는 한 그루당 연간 9.36k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많은 나무와 풀, 헤아릴 수 없는 미생물, 곤충, 야생동물들이 모여 살고 있다. 울창한 숲은 풍요롭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며 마음의 안정을 가져오는 효과가 대단히 크다.
그러나 산불은 아주 사소한 부주의에서 발생한다. 산에서 담뱃불을 버리거나,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취사행위 등 작은 부주의에서 시작된다. 산불발생 원인을 보면 입산자 실화가 40% 이상을 점하고 있으며, 특히 입산자가 많은 오후 2시∼6시 사이에 전체산불의 50%가 발생하였다. 아주 작은 관심만 더 기울여도 충분히 산불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다.
특히, 봄철에는 평균습도가 낮은 날이 많고 산속에 수북이 쌓인 바짝 마른 낙엽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므로 작은 불씨에도 쉽게 큰 불로 번지는 상태가 된다. 여기에 바람까지 가세하면 상상도 하기 싫은 재앙이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기억에서 서서히 잊히고 있으나, 지난 2000년 동해안에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2만3000ha 산림이 소실되었고, 2005년에는 강원도 양양 산불로 1000ha의 산림피해와 낙산사와 같은 수많은 문화재가 소실됐다.
산불은 조금만 관심을 갖고 실천한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산에 오를 때 라이터, 버너 등 인화성 물질을 소지하지 않는 것이 첫째다.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서는 취사, 야영, 모닥불을 피우거나 흡연을 하지 않아야 하고, 산과 가까운 곳에서는 논·밭두렁을 태우지 않아야 한다. 이게 어려운가?
새로운 희망과 함께 봄이 왔다. 이 봄 입춘대길과 함께 큼지막한 산불조심 현수막을 높이 걸어 둔다. 벌써 38년 나의 삶 절반은 산불과 함께했다. 어쩌다 집에서 쉬는 날에도 날씨가 좋으면 내 가슴 깊숙이 자리한 산불걱정에 편치 못했던 계절이 또 돌아왔다. 아름다운 금수강산 가꾸는데 100년, 태우는데 순간이다. 높은 시민의식과 숲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산불예방에 시민들이 참여했으면 한다.
최근 칠레에서 산불이 나 서울시의 10배에 달하는 면적이 불 타 이재민 7422명과 11명이 사망하고 1624채의 가옥이 불에 타 3억3000만 달러(3823억원)의 재산피해를 입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산림을 조성하고 지키는 직업을 가진 나는 남의 일 같지 않아 가슴이 아팠다.
봄은 우리에게 희망과 새로운 활력을 준다. 대지에도 새 생명의 싹이 돋아나고 있다. 봄은 아직 차가운 바람결을 느끼면서 산에 올라 자연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기다. 산을 사랑하고 아끼면서 즐겨 찾는 시민들 각자가 산불조심에 앞장서야 새싹이 움트고 온갖 꽃들이 만발하는 봄의 산을 시민 모두가 함께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 환경문제를 일깨운 레이첼 카슨은 저서 ‘침묵의 봄’에서 봄은 왔지만 새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는 봄을 얘기했다. 숲을 지키는 노력을 게을리한다면 언젠가는 새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경고다.
우리의 숲은 미래 세대들에게 잠깐 빌려와 일시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숲의 나무는 한 그루당 연간 9.36k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많은 나무와 풀, 헤아릴 수 없는 미생물, 곤충, 야생동물들이 모여 살고 있다. 울창한 숲은 풍요롭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며 마음의 안정을 가져오는 효과가 대단히 크다.
그러나 산불은 아주 사소한 부주의에서 발생한다. 산에서 담뱃불을 버리거나,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취사행위 등 작은 부주의에서 시작된다. 산불발생 원인을 보면 입산자 실화가 40% 이상을 점하고 있으며, 특히 입산자가 많은 오후 2시∼6시 사이에 전체산불의 50%가 발생하였다. 아주 작은 관심만 더 기울여도 충분히 산불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다.
특히, 봄철에는 평균습도가 낮은 날이 많고 산속에 수북이 쌓인 바짝 마른 낙엽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므로 작은 불씨에도 쉽게 큰 불로 번지는 상태가 된다. 여기에 바람까지 가세하면 상상도 하기 싫은 재앙이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기억에서 서서히 잊히고 있으나, 지난 2000년 동해안에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2만3000ha 산림이 소실되었고, 2005년에는 강원도 양양 산불로 1000ha의 산림피해와 낙산사와 같은 수많은 문화재가 소실됐다.
산불은 조금만 관심을 갖고 실천한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산에 오를 때 라이터, 버너 등 인화성 물질을 소지하지 않는 것이 첫째다.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서는 취사, 야영, 모닥불을 피우거나 흡연을 하지 않아야 하고, 산과 가까운 곳에서는 논·밭두렁을 태우지 않아야 한다. 이게 어려운가?
새로운 희망과 함께 봄이 왔다. 이 봄 입춘대길과 함께 큼지막한 산불조심 현수막을 높이 걸어 둔다. 벌써 38년 나의 삶 절반은 산불과 함께했다. 어쩌다 집에서 쉬는 날에도 날씨가 좋으면 내 가슴 깊숙이 자리한 산불걱정에 편치 못했던 계절이 또 돌아왔다. 아름다운 금수강산 가꾸는데 100년, 태우는데 순간이다. 높은 시민의식과 숲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산불예방에 시민들이 참여했으면 한다.
